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 반짝임과 덧없음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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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저는 지난주에 경기도 가평에 있는 나비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전 세계의 나비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요.

 

박제된 나비 한 마리가 일억원 이상을 호가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이미 멸종되어버린 나비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나비의 표본조차도 거래양도가 금지 되었어요.

 

열대지방의 화려하고 멋진 나비들,

 

온대 지방의 소박한 나비들의 모습은 정말 세상의 사람들처럼 다양했어요.

 

 

<헤르만 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 반짝임과 덧없음에 대하여 - 에서

 

헤세는 반짝이면서 덧없이 스러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그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산문이, 아주 긴 시처럼 느껴져요.

 

 

인간은 아주 작은 연약한 생명력을 품은 것들에 감동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에서 느꼈던 헤세와는 다른 느낌의 헤세.

 

자연 속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가면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의 헤세.

 

살아 있을 때 그의 그림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이런 나비 같은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멋진 액자로 만들어 선물하거나 팔거나 했어요.

 

그의 그림을 하나 갖고 싶어집니다. ㅎㅎ

 

 

이 책에는 3장의 그림이 조그맣게 실려 있어요.

 

헤르만 헤세는 반짝이면서 숨을 쉬고 스러지는 것들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사랑합니다.

 

이 책에서 읽은 많은 시 들에서 반짝이지만 덧없는 나비들의 모습에 대해서 무지개의 색깔들.

 

바람.구름. 노래 소리들, 금세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사랑을 전합니다.

 

사라지는 것들이 아름답다 하지만사라진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모두 마음에 오래 남아 있죠.

 

헤르만 헤세는 러시아인 아버지, 스위스인 어머니사이에서 독일에서 태어났기에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영혼의 팔랑거림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었어요.

 

마치 그 자신이 나비인 것처럼요.

 

 

팔랑거리면서 날아가는 나비의 날갯짓.

 

연약하지만 27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면

 

생명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지요.

 

연약해 보이지만 오래오래도록 이어져 온 생명.

 

하지만 지금 멸종된 나비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슬퍼합니다.

 

이 땅에 그 나비가 남긴 물질들이 또 다른 물질로 나타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의 페이지마다 팔랑거리는 나비와 나방의 모습이 실려 있어요.

 

나비의 신비로운 색깔들, 형태들이 1934년과 1936년에 출판된 책의 이미지가 실려 있어요.

 

동판화인데요. 헤르만 헤세가 보았던 나비그림을 우리도 지금, 같이 볼 수 있는 것이에요.

 

 

또한 이미 1900년대 초에도 사람들이, 학자들이 열렬히 나비를 잡으러 다녔다는 사실에

 

허허...웃을 뿐입니다.

 

그래서 멸종의 길을 가게 된 나비들도 있었겠지요?

 

1905<알프스 곰>(알프스 불나방 - 플라비아)이라는 나비를 봤지만 잡지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헤세의 말에도 빙그레 웃어봅니다.

 

 

이 책의 맨 뒷부분에는 이 책을 엮은 폴커 미헬스의 말이 나와 있어요.

 

나비들이 일도 하지 않고 팔랑거리면서 공기를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닐 뿐이고,

 

가벼움과 약함으로 무장한 나비는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나비의 가벼움과 지구의 무거움은 서로 다르지 않다고 해요.

 

 

부처님께서 마지막 법문으로 나비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언급했다고 해요.

 

그대 내 스승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감사한다.

 

 

나비는 죽음 및 부활과의 관련성을 상징합니다.

 

나비는 특이한 색과 무늬로 천적의 관심을 날개로 돌려 부서지기 쉬운 자신의 몸을 보호하지요.

 

나비는 주변 환경의 색과 무늬, 냄새를 세밀하게 구분할만큼 예민하지요.

 

나비가 내부 메시지를 외부로 송출하는 면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이는 초음파 영역의 고주파신호를 수신하고 송신하는 능력에도 해당된다고 해요.

 

 

나비는 겉으로 보기에 꽃과 무척 닮은 듯 하고,

 

연약하면서도 견고한 날개는 꿈을 떠올리게 하지요.

 

날개의 크기와 색상도 주변 식물들과 연관이 있어요.

 

예를 들어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나비의 날개는 온대 지방의 나비들 보다 크고 화려하지요.

 

나비의 날개는 몇 밀리미터 밖에 안되는 꼬마 불나방에서부터

 

지름이 무려 삼십 센티미터에 이르는 나비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에요.

 

 

이런 나비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린 헤세.

 

그의 눈처럼 애정을 가지고 나비를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의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져 보았습니다.

 

 

반짝반짝, 깜빡깜빡 행복이 손짓하고 사라지고 다시 손짓합니다.

 

고맙습니다.

 

 

네이버 카페<곤충나라 식물나라>를 통해 <문예출판사>가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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