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교양 한 스푼

커피 한 잔에 교양 한 스푼 - 세상의 엄마들이여! 교양을 장착하라!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10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아들과 건강하게 자기 일을 잘하고 있는 남편을 보며 행복하다 생각하지만 나만 퇴보되고 있는 것 같아 느껴지는 헛헛함.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라는 타이틀이 애매한 나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 같은 쓸쓸함.적지 않은 나이까지 생각하다 보면 이제 나의 사회생활도 엄마들과의 수다 타임이 끝이겠구나 하는 허탈함까지.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교양을 장착하여 엄마로서 우아함과 고상함을 지니며 성장하라는 책이 있다.

엄마 작가 백미정.

아들 셋을 키우는 엄마이며, 책 8권을 낸 작가.

작가 소개를 읽으며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리고 독자의 마음에 기쁨을 드릴 수 있는 책이 되고 싶다는 짧은 감사의 글에서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싶었다.

애매한 삶을 짊어지고 사는 엄마들에게 어차피 힘든 거, 고상하기라도 하자는 작가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나 자신을 변화,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책은 엄마와 철학, 양육, 글쓰기, 시, 사회, 존엄을 주제로 주제마다 작가의 이야기와 유명한 인문 고전학자의 인용 글, 책들을 같이 소개하고 있다. 또 질문하고 답을 쓰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놓아 독자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해서 좋았다.

2장 엄마와 양육 - 어중간한 경과 조치.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했던 부분이다.

아이에게 잔소리 한 바가지 쏟아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고개를 돌려 조금 떨어져 아들을 쳐다보며 어중간한 경과 조치로 나지막이 말한다는 '새끼'라는 단어. 한참을 웃고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이다.

갱년기가 이기나 사춘기가 이기나 매일 피 터지게 아들과 싸우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용히 내뱉어 봤다.

작가는 우아한 엄마가 되고 싶으니 '에포케'로 말해보겠다고 하지만 나는 이 단어가 주는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

2장 엄마와 양육 - 고장난 레코드가 되어

아들에게 게임은 인간관계다.

요즘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꼭 필요한 시간이지만 엄마의 입장에선 게임에 푹 빠져 영혼 없는 대답이 오가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 집중하면 주변의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건 엄마나 아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알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고장 난 레코드처럼 매일 반복하지만 이해해 보려 한다는 작가의 말.

훈계가 필요할 때와 이해가 필요할 때. 단호함이 필요할 때와 반복이 필요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엄마의 과제 중 하나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본다.

육아와 가사의 책임감을 놓지 않고 누구에게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찾아가는 길.

이 책으로 교양을 장착해서 행복한 엄마가 되어보자.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