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운동사 100년의 기록
이원보 지음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노동운동사, 누가 읽어야 하는가? 당연히 한국의 노동자다. 그러나 스스로의 뿌리를 부정하는데 너무 익숙한 우리들은 우리 정체성의 역사를 인식하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은 노동자로 자라날 우리들에게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노동운동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았고, 예비노동자들은 그것을 배우려고 하지도 않았다. '노동운동'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구조조정이다, 체불이다 뭐다 하며 직접 '더러운 일'에 부딪히기 전까지 항상 우리 머리속에서, 조금은 불쾌한 냄새를 풍기며, 공백인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사실은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을 인식하기 위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도 별로 없었다. 있긴 있어도 너무 두껍거나(10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언제 보고 앉았단 말인가!), 자기 혼자 먹고 사는 것에도 지쳐있는 노동자들이 처음 대하기에는 조금 서슬퍼렇고 그 질감이 너무 거친 것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등장이 더욱 반갑다. 평생 노동운동에 헌신해온 분의 눈으로 추려낸, 주관적인 평가를 거의 배제한 '사실'들로 직조한  묵직하지만 단아한, 한국 노동운동 100년의 구체적인 발자국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묵직하지만 섬세한 울림을 갖는, 노동자들의 두터운 자기부정의 벽 속으로 스며들어 공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예비 사회인, 즉 예비 노동자, 노동조합 가입을 고민하는 직장 초년생, "한여름 시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에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이들, 모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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