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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1 (양장) - 심장을 적출하는 나가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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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폴랩과는 상당히 매우매우 아주아주 다르다. 아니, 어딘가 분명히 비슷한 부분도 있긴하다. 같은 작가니까. 그렇지만 다르다. 역시 다른 작품이기 때문에? 아니, 단순히 그런 이유만이 아닌 다른 것때문에 다르다. 전작인 폴랩에서는 말놀이가 많았다. 같은 말을 어렵게 돌려서 말하거나 영도님외에는 할수 없는 그런식으로 하던 말들이 눈/새에서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 대신 새로운 세계관과 배경과 그에 필적하는 속담이나 신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영도님의 말씀에 따르면 세계관과 설정은 소설의 뿌리와도 같은것이다. 가장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보여서도 않되는 바로 그런 뿌리가 설정이다. 그리고 눈/새에서 영도님은 자신만의 뿌리를 마침내 내리셨다. 톨킨과 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차용했던 반지의 제왕의 세계가 아닌 가장 동양적인, 그렇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어찌 어려운일이 아닐수 있단 말인가!!) 그런 세계관이 눈/새에 있다.

챕터의 앞뒤에, 등장인물들의 말 사이사이에는 그들만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세계는 절대 우리가 보아왔던 톨킨식 환타지의 세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않다. '셋이 하나를 대적한다'든지 나가들이 '니른'다든지. 읽는 이들은 그런 말을 전혀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것이다. 완벽한 세계관과 설정이 없고나서는 불가능한일이다. 바로 이 점 하나만으로도 눈/새는 위대하다.

그런데 이 완벽한 설정외에도 눈/새는 또 위대하다. 도대체 하루에 몇백권씩 쏟아져나오는 울나라 소설들중에 이만큼 거대하고 심오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 있느냔말이다. 읽는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동시에 재미까지 느끼게 하는 소설이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설명하지않고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 바로 영도님의 소설이다. 결국 그 점이 항상 엔딩을 어렵게 만들긴 하지만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다. 독자들은 책을 보면서 생각할수 있길 바라니까. 결론은, 역시나 위대하다는거다. 결론은, 역시 보아야만 그 위대함을 느낄수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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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라자 1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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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래에 무수히 많은 별 다섯개와 찬사가 있지만 그위에 하나 더 보탠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라고. 해리 포터와 비견될 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영어로 정말 제대로 번역되서 빵빵한 유통 업체에 의해 전세계에 보급된다면 해리 포터보다 더 잘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처음 영도님이 드래곤 라자를 시리얼에 올리셨을때, 타이번이 후치에게 어떤 술 좋아하는 마법사에 대한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그 후기에 영도님은 쓰셨다. 철저히 그 시대의, 환타지 시대의 사람들이 즐길만한 글을 쓰고 싶노라고. 우리에게 그 농담은 재미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우리의 컴퓨터에 대한 농담도 재미없을수 있는것이라고. 그 글을 읽고 난 생각했다. 저것이 바로 환타지 작가 정신이라고.

어느 문장을 읽어봐도 영도님이라는 싸인이라도 들어간것같이 확실한 글투. 심심치않게 터져나오는 정말 웃기는 (황당하거나 썰렁한게 아닌) 유머. 읽는 이로 하여금 글 속에 빠져들게하는 일인칭 시점의 스토리 라인. 절대 미워할수없는 캐릭터들. (후치 싫은 사람 손들어봐!) 그리고 소설 전체에 흐르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 손댈게 없는 작품이다.
다섯번이든 열번이든 계속봐도 계속 재미있는, 정말 흔치않은 작품중 하나다. 문제라면 다시 볼때마다 그 엄청난 분량에 시간이 좀 걸린다는 거지만. (엄마한테 무지하게 혼났다)

별다섯개가 아깝지 않고 할수만 있다면 별 열개라도 주고 싶은 작품이다. 그리고 내가 능력만 된다면 정말 제대로 제대로 번역해서 세계에 알리고 싶은 작품이다. 그정도다.
아래에 써있는 저 수많은 찬사들이 거짓말이 아니다. 그렇게 재미있고 그렇게 대단한 소설이다. 추천에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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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1 (반양장) - 제국의 공적 제1호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드래곤 라자를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영도님의 작품이기에 독자 서평하나 읽어보지않고 무조건적으로 샀다. (참고로 난 미국에 산다. 미국서 한국책값은 두배가 넘는다.) 결과적으로 조금, 아주 조금 후회했다. 드래곤라자를 살걸... (참고로 드래곤 라자는 옛날 옛적에 컴터로 다운 받아서 저장해놓았다.) 왜냐면 조금 실망을 했으니까.

너무 멋을 부렸다고 해야할까, 매너리즘에 빠지는것같다고 해야할까. 제대로된 환타지를 써야한다는 부담감에 주제 의식과 영도님 특유의 글투를 지나치게 부각시킨 나머지 소설 전체가 조금 어지럽고 복잡해진 느낌이다. 일곱의 하이 마스터들. 자유와 복수의 대비. 키 드레이번과 그의 칼 복수. 율리아나 공주와 오스발. 녹색의 기사 노이에스. 해적들이 세운 나라 폴라리스. 원래 영도님의 글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것이 특징이지만 이 소설은 그 경계선이 특히나 더 불분명하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더 어렵고 읽는 이로 하여금 소설의 결말에 의구심과 실망감을 갖게 하는것이다. (난 결말을 한 다섯번쯤 읽고 나서야 간신히 무슨 얘기를 하려는것인지 이해했다. 아니,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 책은 드래곤 라자만큼 읽는 이를 빨아들이는 흡인력은 없다. 그리고 드래곤 라자가 그랬던것처럼 한장면으로 읽는 이를 10분동안 배를 쥐고 웃게 할만큼의 유머도 찾기 힘들다. 드래곤 라자가 초보 독자 친화적인 작품이라면 폴라리스 랩소디는 매니아 친화적 작품이다. 아마 드래곤 라자를 읽기전에 이 작품을 읽은 무지하게 운나쁜 누군가가 있다면 영도님을 상당히 원망했을것이다. 우리나라말로 낱말 놀이와 의미 놀이를 굉장히 잘하시는 영도님의 글투가 폴랩에서는 거의 극에 달한다. 그리고 그런 놀이는 나같은 매니아나 읽으면서 즐기지 매니아가 아닌담에야 즐기기 참 어려운 놀이인것이다.

그.러.나. 어느누가 따라올수 있으랴, 영도님의 글인것을. 재치와 그 유니크함으로 똘똘 뭉친 문장들. 어느 소설과도 비교할수없을만큼 단단한 설정들. 그리고 심오하기 이를데없는 주제의식. 아무나 쓸수있는 소설이 아닌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내가 위에 열심히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하고 모호하다고 써놓긴 했지만 그건 드래곤 라자에 비해서 그랬다는 말이다. 어쨌든 난 키 드레이번이나 오스발보다는 후치와 샌슨에게 정이 많이 가는거다. 언젠가 영도님이 후치의 이야기를 한 번 더 쓰시길 정말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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