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사춘기.
보호자의 보호아래 살던 아이가
몸이 커지고 마음이 커지고 생각이 커지면서
세상과 직접 만나면서 겪는 불안에서 비롯한 감정이 아닐까 싶다. 사춘기는.
그런데
2차 성징의 시기를 지났다고 해서 사춘기가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대학에서 진로를 고민할 때
사회 생활을 처음 해봤을 때
20대의 마지막을 보냈을 때
무언가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나에게 달려있는 시간들 앞에서
혼란스럽기도하고 알수없는 짜증도나고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기도하고
혼자있고싶기도하고
분명 나인데 내 감정을 잘 모르는 시간들을 아직도 종종 만나곤 한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사춘기를
곧 마흔이 되는 내가 절절히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호정이 처럼 얼어붙언 호수 같기도하고 봄날의 살얼음 같이 불안한 호수 같은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나래같이 친구 좋아하고 사랑에 목매던 내 모습을 보기도 하고
라진샘을 보며 감정이 요동치던 여고생들과 상담하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갈피를 못잡아 방황하던 과거의 나에게
잡을 손이 없어 불안하던 과거의 나에게 보내주고 싶은 책.
십대의 사춘기가 아니더라도
나조차 알 수 없는 내 감정들에 가끔 휩쓸린다면
지금도 내 앞에 선택들이 어쩌면 불안하다면
과거 나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새롭게 시작하는 1월에 이 책을 만난 건
2022년 나에게 온 행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