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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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드는 생각은 '33살에 나는 어땠었지?'였다.

긴장 빡 들어간 사회 초년생도 아니고

관계에 목매던 나이도 아니고

집에서 결혼의 압박이 조금 많이 있었을 뿐

겨울에는 호주로 여름엔 이탈리아로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것들 망설임 없이 하던 즐거운 나이었던거 같다ㅋㅋㅋ

생각해보니 돌아가고 싶다!!!!

 

​이 책의 주인공 영오의 33살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33살이 된 첫날 부터 야근해야하는 문제집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엄마는 몇 년 전 아빠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나고

딱히 마음을 나눌 친구도

온기를 나눌 애인도 없는 듯 하고

하고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세상이 재미없을 것 같은 33살이다.

 

​이런 기분은 뭔가 30대로 넘어갈 때 많이 느꼈던거 같다.

어른이 되는 것 같은데

마음대로 되는 일도 없고

뭘 해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아버지의 유언도 아닌 수첩속 적힌 이름들의 주인들을 통해

하나씩 풀려나가는 아버지에 대한 오해들.

 

​그리고 영오의 또 다른 모습같은 고등학생이 되려는 미지이야기.

하라는대로 살 이유가 없어서 고등학교에 왜 가야하는지 모르는 미지는

엄마에게 반항하면서 집을 나와 살게되고

옆집 할아버지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의 폭을 넓혀나간다.

 

​어렵지 않고 심각하지 않은 이야기다.

마음만 먹으면 몇 시간 카페에 앉아서 훅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누구나 삶이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지만

그 안에 또 다른 따뜻함이 있다는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를 쉽게 전해주고 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기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었으면 33살 영오에게 더 어울리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남지만

머리아픈 일들에서 벗어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필요한 사람들

또는 이제 막 30대를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에게 어울리는 책일 듯 싶다.

 

​하는 데까지 하다가 안 되면 되는 데까지만 해서 내는거지 뭐

-눈 깜짝할 사이 서른 셋 11쪽

 

나이 서른이 넘으면 어쩔 도리 없이 어른이 되어야 하고,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굴어야 한다.

-눈 깜짝할 사이 서른 셋 30쪽

 

세상을 그렇게 사는 방법도 있을까. 쓰지 않게, 달짝지근하게 말이다. 영오는 수첩에 적힌 이름이 어떠한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궁금했다.

-눈 깜짝할 사이 서른 셋 101쪽

 

두출이 간직한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내심은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두출이 미지에게 심부름이라는 형태로 대신하게 하는 일들은 그 빈칸을 채우려는 몸짓이 아닐까. 목적지 주변을 맴돌며 바닥에 남기는 발자극, 발자국마다 고이는 한 숨, 그런 것.

-눈 깜짝할 사이 서른 셋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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