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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평점 :
👉10년 후에도 파아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화이트 스카이
●저자 : 엘리자베스 콜버트
●출판 : 쌤앤파커스
이제 우리는 후세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p11)
8월 서울에 쏟아진 100년만의 물폭탄, 얼마전 들이닥쳐 남부지방을 매섭게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만 보더라도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기후위기가 아니라 인류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쪽에선 물폭탄, 지구 건너편에선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소리없는 전쟁이 조용히 진행중이다. 재난이 날씨가 될 날이 머지 않아 펼쳐지지 않을까 두려운 심정이다. 작년에 기후변화공부를 시작하며 생각했던 것보다 지구상태가 훨씬 심각함을 알게 되었고 '장바구니와 텀블러 지참, 육식 줄이기 ' 같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 사사로운 행동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 늘 초라해진다. 과연 우리 인간은, 과학자들은 이 위기를 해결하고 평화로이 초록별에서 살아 갈 수 있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중인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의 솔직한 심정도 펼쳐놓는다. 이 책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동안 대부분의 책에서 말하는 기후위기의 문제와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큰 재앙을 일으킨 인간의 어리석음을 얘기한다. 인간은 지구상의 얼지 않은 땅 중 절반 이상은 직접적으로, 나머지의 절반은 간접적으로 변형시켰다. 전 세계 주요 강 대부분에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흐름을 바꾸었고, 비행기, 자동차, 발전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화산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100배에 달한다. 인간과 가축의 총량은 어류를 제외한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가 스스로 멸종을 자초한 결과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다시 만들어진 행성에서 시작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이키기 위한 노력이며, 자연에 대한 통제라기보다 자연에 대한 통제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p27)
책 첫 부분에 나오는 시카고강의 '아시아 잉어' 이야기는 인간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잘 보여준다.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의 방식대로 수생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잉어를 활용하려다 결국엔 걷잡을수 없는 생태계파괴까지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황소개구리처럼.
강에서 시작해 바다, 하늘로 이어가며 어떻게든 이 땅에서 살아내려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번 배출된 탄소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대기에 축적된다. 우리가 탄소를 줄이려 애쓰는노력을 하는 동안, 한편에선 이미 쌓여있는 탄소를 없애려 시도하고 있다. 배출량 감축만으론 불충분하고 시급하기에.
태양지구공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 빨리 뭔가를 해야한다면 작은 다이아몬드 입자들을 성층권에 쏘아 올려 지구 온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대신 하늘의 색이 변하게 된다. 파란색에서 하얀색이 하늘색의 정의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작년에 기후변화강의에서도 태양지구공학 이야기가 나와 알고는 있었다. 다소 무모한 시도로 치부했었는데, 정말 절박한 생존의 상황에 접한다면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 되겠구나 실감했다.
이 책을 통해 지구를 구하고자하는 다양한 시도와 그로 인한 부작용의 결과들을 접하고 나니 기후위기라는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만도 없고. 성층권에 다이아몬드 입자들을 쏘는 날이 다가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이 지구의 중심적 존재라는 편협한 사고에서 먼저 벗어나야 할것이다. 인간 혼자 절대 살아갈 수 없는 지구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 폴 킹스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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