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인간 - 진짜 인간으로 나아가는 인문학적 승진 보고서
장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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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돈을 빌어먹는 건 굴욕이다. 풀어서 말하면 돈을 받고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굴욕들의 합이 월급이다. (P7)


s그룹에 입사하여 최연소 팀장까지 올랐던 저자는 스스로를 평범한 월급쟁이로 소개한다. 어느날 도저히 떠날 상황이 안됨을 알면서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도전을 감행한다.  그 도전을 계기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그저 회사에 맞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탈출해 진짜인간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시작한다. 



저자가 평범한 월급쟁이라는 것에 일단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책을 읽는내내 월급쟁이를 "노예"로 표현하는 것이 불편했다. 맞다.  돈 받고 일하는 자발적 노예라고 표현할 수 있다.   굴욕을 참고 받는 댓가인 돈을 월급이라 했는데,  조직에서 일하며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상사의 말이 곧 법이기도 한 것이 현실이기에.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것이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동료애, 보람, 자신의 성장, 그리고 가족의 행복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닐까. 


오래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하며 굴욕을 느껴본 경험이 없기에 속편한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겟다.  하지만 내 아버지가, 내 남편이 그렇게 자신의 뼈를 갈아서 일을 한 이유에는 자신보다는 지키고 싶은 존재인 가족이라는 우선적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월급날이면 아빠가 하얀색봉투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전기구이 통닭 두마리를 사오셨다. 철부지 어린딸은 그날이면 아빠에게 뽀뽀세례를 아끼지 않았다. 아빠에게 맥주도 따라주며. 밖에서 일하며 굴욕을 느끼기도 하셨겠지만 내가 지켜야 할 우선적 가치들이 있었기에 모진 세월을 감내하셨다.  내 남편도 그러할 것이고.




저자는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과거 회사인간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회사인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13세기 영국의 농노는 일주일에 31시간 일했다고 한다. 자신의 경작지에서 노동하는 3일 동안 관리나 통제를 받지 않았고 경작지에 대한 점유권과 상속권도 농노가 가졌다고 한다.  현재 회사 인간의 삶은 역사적으로 결코 우월하거나 진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긴하다.



사람이 꿈을 꾸면 현실은 극복의 대상으로 바뀐다 .어느 철학자가 말한 것처럼 이상주의자만이 현실주의자가 된다. 내가 진짜 그걸 할 수 있을까, 이루기 위한 그것과 초라한 지금의 간극을 어떻게 배울까를 고민하면 그제야 내가 극복해야 할 현실이 적나라하게 보인다.(p175)



👉회사의 소모품으로 쓰이다 한 순간 버려지는 처지로 전락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남보다 우월하기 위해서는 모범적이어서는 안 된다'  고 나이키의 창립자 필 나이트는 말했다. 
이 말은 삐닥한 반항아가 되라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수용하고 있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따르다가는 한 번도 세상을 앞설수 없다는 말이다.


직장인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스스로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뜻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진짜 인간이 되고 싶은 분들께 개인적으론 구본형의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월급쟁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않아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자신이 회사인간으로 사는지도 모르고 오늘을 급급하게 살아내는 현실이기에.. 한 번쯤 직장분들이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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