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과 나 - 채명신 회고록
채명신 지음 / 팔복원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제일먼저 든 생각은 왜 이제야 나왔나? 하는 생각이였습니다. 한국전쟁을 다룬 '사선을 넘어'라는 저자의 작품이나 채명신 장군의 그동안의 발언에서 언젠가 베트남전에 대한 책을 쓰겠다고 여러번 밝혀 오긴 했지만 과연 나오긴 나오는 것인가. 하고 계속 걱정 반 기대 반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그러던 것이 결국 나왔군요.

책 내용은 다른 많은 베트남 전쟁책에서 나온 예기가 대부분이라 새로울 만한 요소는 거의 없는 편이지만(이미 채명신 장군이 그동안 강연을 통해 많은 부분을 공개 했죠) 주월사의 최고 사령관이였던 채명신 장군의 입장에서 베트남전쟁을 조망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독자적인 지휘권 확립이나 한국군 수당문제, 주둔지, 대우 문제는 주월사 초대 부사령관 이훈섭장군의 회고록에서 보면 한국의 최상층에서는 "미국이 시키는 데로 해라! 쥐꼬리 만한 수당도 좋고 안줘도 된다. 미국이 지옥에 가서 싸우라면 싸워라" 하는 식으로 나오죠. 그런데 이훈섭 장군은 본국의 훈령을 어기면서 결사적인 교섭으로 지휘권 확립과 수당문제, 주둔지 재배치 문제를 위해 싸우죠.

채명신 장군의 책에서도 이문제가 반복되서 나옵니다. 만약 채명신 장군과 이훈섭 장군 처럼 미국의 조처에 대해, 그리고 한국정부의 지시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껴 한국군의 이익을 위해 결사적으로 싸운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훈섭 장군의 책에 나와 있는 것 처럼 "독자 지휘권이 확립 되지 않는다면 한국군이 용병으로 불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눈쌀 찌프리는건 이책도 예외 없이 위대한 박정희 각하 만세! 를 수없이 외치기는 하지만 그건 현재 출간된 거의 모든 군원로들의 회고록에서 반복되는 말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죠. (박정희에게 죽을뻔 한 이치업 장군과 정승화 장군의 자서전만 빼고)

한겨례 21의 구수정 통신원(채명신 장군의 책 말미에 언급 된 이름의 주인공)의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한 예비역 해병대원은 한번도 포로를 살려 둬 본적이 없고, 한명의 베트콩은 놓쳐도 백명의 양민을 살리라는 말은 들어 본적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날도 포로를 기지로 끌고가 죽여 버렸고, 그 포로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밥을 전해 주라고 했다가 그 병사의 거짓말을 알아 채고 울부 짖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짜빈동 전투가 벌어져 많은 병사들이 죽었다고 나오죠. 자신의 행위의 인과 응보가 아닐까 자괴감을 느낌니다.

채명신 장군을 포함하여 많은 향군 단체에서는 이러한 양심 고백을 다 거짓말이라고 밀어 붙이지 말고 좀 귀좀 열고 들어 보고,

반대로 공산국가 베트남의 말이면 전부 진실인지 알고 근거도 없는 말에 귀가 솔깃하여
(채명신 장군의 책에도 나왔듯이 그들은 베트콩을 양민이라고 선전 합니다.)
연일 신문에다 시리즈로 양민학살 소식을 싫어 되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느끼고 베트남전에 대해 공부 좀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끄러운 용병논란은
향군단체들은 고대나 중세 서양에서는 타국의 왕과 용병 계약을 맺어 국가 단위로 참전하는 경우도 있고 독자 지휘권을 갖은 경우도 있다는 점도 염두해 두고,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용병의 뜻이 뭔지 사전이라도 좀 찾아 보고 그런 소리를 떠들기를 바랍니다.
잘하면 UN군들도 용병이라고 떠들것 같아 용병예기만 하면 구역질이 날 것 같아요.

결국 상호 이해와 많은 공부가 필요 한 것인데 이책은 한쪽 진영에서의 핵심적인 주장을 순수한 군인의 입장에서 잘 나와 있는 것 같아 베트남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채명신 장군을 좋아 하는 사람이나, 자칭 진보주의자로서 용병 운운 하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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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2007-08-1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사에는 중립이란 없습니다. 가장 가운데서 평론하는척 하는 것은 결국 기만일 수밖에 없지요. 일단 맞춤법 똑바로 쓰는 것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