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싸기대장의 형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
조성자 지음, 김병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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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훈이는 콜콜 자는 동생을 보면 뺨에 뽀뽀를 하고 싶어질 정도로 마음속으로는 동생을 사랑한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심술이 난다.

엄마가 외출한 지 얼마 안 되어 잠들어 있던 동생이 울었다.

기저귀도 이상이 없었고 가짜 젖꼭지를 물려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우유를 주었는데 뚝 그쳤다. 기훈이는 뭔가를 해냈다는 듯이 뿌듯했다.

학원에 다녀오니 오줌과 똥을 잘 싸서 별명을 싸기 대장 이라고 별명을 붙인 동생이 울며 토하고 있었다. 엄마는 청거북이를 만진 손을 씻지도 않고 우유를 먹였다고 야단쳤다. 그리고는 동생을 데리고 병원에 가버렸다. 서러워진 기훈이는 청거북이를 싸들고 할머니 집으로 가려고 나왔다. 그런데 버스를 잘못 타서 낯선 곳에 내렸다. 무서웠던 기훈이는 골목 좌판에서 꽃 파는 마음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주머니의 아들이 젖먹이 동생을 업고 도시락을 싸온다. 박보람이라는 아주머니 아들은 장애가 있지만 동생을 사랑하고 엄마를 도와 동생도 돌보고 밥때가 되면 도시락도 싸다준다. 동생을 예뻐하는 그 형을 보고 자신도 동생이 보고 싶고 아차서 병원에 간 동생이 괜찮은지 걱정한다.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공중전화로 할머니 댁에 전화를 했다. 할머니에게서 엄마 아빠는 기훈이를 찾으러 다니고 경찰서에 신고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생만 예뻐하는 줄 알았던 엄마가 자신을 걱정하며 울었다는 할머니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묵직해지는 것을 느낀다.

잠시 후 찾아온 엄마와 아빠는 번갈아서 기훈이를 품에 안고 반가워했다. 정신없이 기훈이를 찾아 헤매느라 엄마의 머리는 핀이 떨어져서 엉클어져 있었다.

엄마 아빠가 동생 기훈이 뿐 아니라 자신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기훈이는 동생을 더 사랑하게 되고 동생에게 위험한 청거북을 동생이 두 살 될 때까지 할머니 집에 맡기기로 한다.

 

책 말리를 읽을 때는 눈물이 났다.

남편은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며 잘 우는 나를 놀리며 혀를 끌끌 차곤 한다. 나는 왜 동화를 읽으면서도 우는 걸까?

 

기훈이의 성장 이야기는 형제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거나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가족이 나들이 가고 나는 무슨 일 때문인지 혼자 남아 있다가 가족들이 올 때 나를 찾기를 바라며 두꺼운 이불 사이에 숨었던 적이 있다. 옆방에서 가족들의 즐거운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나를 왜 안 찾을까 하여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었다.

 

우는 동생을 업고 엄마를 찾으러 동네 길목을 다니던 기억도 난다.

나의 큰딸은 동생과 7살 차이가 난다. 마음 착하고 배려를 잘하는 아이였는데도 동생이 어린 아기일 때 때 누워있는 동생 얼굴에 이불을 뒤집어씌운 적이 있다. 동생의 팔목이 통통한 것이 신기했던지 뻐드렁니 자국이 나도록 물어서 아이를 울렸을 때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부모가 주는 사랑을 형제들과 나누어 가져야 하는 데서 오는 쓸쓸함과 질투하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을 다스리고 동생에 대한 가족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보살피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고 감동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니 지금은 어른이 돼서 먼 이국땅에 있는 큰 아이가 그립다. 그 아이를 키우며 행복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 책은 아동도서지만 형제가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여러 자녀를 둔 부모도 읽으면 좋겠다. 부모는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키우지만 뜻하지 않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서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육아지침서로 활용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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