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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반양장) ㅣ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어느 평론가가 한 말이다. 먼 미래, 아직 오지않은 미래와 극명하게 발달한 과학기술을 배경으로 한 글들은
읽다보면 그 어느순간보다 현실에 대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끝없은 상상으로 상황을 몰아쳐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글을 쓰게 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이브의 배경은 수십년 뒤의 서울이다. 물에 잠겨있는 서울.
'물꾼'이라 불리는 잠수부 아이들이 물에 잠긴 도시에서 거래가 될 만한 물건을 건져올리며 생활한다.
<서울은 언제나 한국의 동의어였다.>란 첫문장.
항상 공감하는 말이다.
물론 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지 않았다.
한국에서 서울이아닌 외딴 지방에서 산다는 것은 아주 미묘한 부분에서 소외감과 현실고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가령 한참을 사람들이 웃던 무한도전에서의 시간과 거리를 두고 촉박하게 대결하던 예능을 볼때나
서울의 거리와 지역을 특색있는 무엇인가로 묘사하고 기억을 담은 베경으로 삼는
영화, 음악, 문학을 볼때.
마치 소설 속 수호가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현실과의 소소한 간극처럼말이다.
수호는 기계인간이다.
기계, 인간,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할지 모를 .(p. 17_)
이제까지 문학과 영화에서 만났던 기계인간과 복제인간은 자신이 복제인줄, 기계인줄 몰랐다가 알게 되며
혼란과 당황스러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탄생의 비화를 찾지만
수호는다르다.
쿨하게 처음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한다.
더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4년의 기억이다.
자신이 살던 시간과 만들어진 시간과의 괴리. 그 동안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일까.
그 무엇을 찾으며 현재의 서울과 과거의 서울이 교차되고
그 지점에 서있는 수호와 다른 인물, 지금은 삼촌이라 불리는 수호의 기억속에는 과외선생님이었던
'경'이있다.
딸의 역할도 아닌, 사람의 역할도 아닌(p.144) 것을 바라는 부모님을 통해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되묻고
이러한 물음과 고민의 무게는 경에게도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경에게 더욱 마음이 쓰인다.
어른이기에 그런가보다.
수호의 혼란스러움 역시 공감이 들지만..
그 순간의 경에게 수호의 고민의 무게와 크기는 상대적으로 느낄 수 밖에.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고 그 누구도 시간의 무게를
단정할 수 없다.
책을 덮으면서..수호에게도 미안하단 말을..나는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경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를 보냈고, 수호를 떠올렸고, 유안을 바라봤을까.
그 외로움과 죄책감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경험하지 않고서 감히 말할 수 없는 것이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에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p. 160
하지만 그렇다면 과거를 바라보게끔 돕는 일과 남의 세계를 함부로 뒤흔드는 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세상에는 합의도 조율도 거치지 않고, 툭 던져지듯이 오는 순간이있는데. 그런 식으로만 마주칠 수 있는 게 있는데.
선율은 그게 아마도 태도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다. 남의 지금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 그 결론에 대해서도 똑같이 대하는 것. 그래서 함부로 틀렸다고 말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 것. 하지만 그러면서도, 타인만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을 내려놓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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