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마음 창비청소년시선 36
이병일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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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아무 정보도 찾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읽어나갔다. "혹시 실제 작품의 모델이 되는 학생이 있었던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청소년들의 삶의 한 부분 한 부분들이 보이는 듯, 들리는 듯 다가왔다.

물론,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고 평범한 학교생활을 해온 내가 경험하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그러한 작품에서도 그가 마음에 담아두었을 불편함-불안,걱정,미안함 또는 아무생각 없었을 투명함이 느껴져서...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느낀 작품은 '기적을 파는 상점(86쪽)'이다. 그림자를 사오겠다는 첫마디에 왜? 했던 질문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하는 깨달음으로 바뀌면서, 그와 동시에 나는 내 자녀에게 또 내 주변아이들에게 그림자같은 존재가 되어준 적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갈팡질팡한 어른이었고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면 확 놔버리기도 하고
눈과 귀를 감싼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위한다며 그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개입을 했었을까.

이 시집에서는 볕쬐고 공기마시며, 자신의 그림자를 건강하게 인식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자라는 청소년들의 ing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 각자가 단단한 존재로서 성장하여 자신 스스로 그림자같은 든든한 자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어른이라면,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또 주변 청소년들에게 선물할만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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