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홍경숙 외 지음 / 창비교육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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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글에서 교육비가 가장 비싼 유치원들의 순위를 본 적이 있습니다. 교육비가 엄청난 금액이여서 놀라기도 했지만 사진으로 보여 진 유치원의 교실모습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고급 진 키즈 카페 같기도 했고 인테리어가 잘 된 영어도서관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 예쁘고 정돈된 공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더 좋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현실의 초등학교 교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획일적인 교실과 낡은 화장실..삭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하지만 공간 전체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보고는 학교의 분위기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에 대한 내용이라 놀랐습니다. 글을 쓴 분들도 건축가, 놀이터 디자이너 분입니다. 아직은 현실에 와 닿지 않는 내용이라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있는 작은 소형도시는 언제쯤 공간이 바뀌게 될까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공간이므로 학교 공간 변화의 중심에 두고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구상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관찰하고 그래서 만들어낸 결과를 사진으로 보여주어 쉽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학년 수업 중 땅에 있는 그림을 가지고 해야 하는 놀이가 종종 나옵니다. 그러나 장소와 그릴만한 상태가 만만치 않아 교실 뒷바닥에 분필로 그리거나 검정 절연테이프로 붙여서 놀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 병설유치원이 있어 놀이터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지루할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 진 놀이터는 마치 캠핑장, 유격훈련장 같은 곳이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모험을 즐겨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신선하였습니다. 놀이장소에 대한 고민은 학교교실보다 더 고민일 듯합니다. 현재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야하는 것이므로 아마도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가장 공감이 됐던 이야기는 학교 복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직선으로 쭉 뻗은 긴 복도는 아이들을 질주하고 싶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아이들 안전문제로 복도에서 뛰지 말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그러기 전에 쭉 뻗은 공간을 바꾸면 되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함은 결국 아이들을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자유로움을 보장해 주자라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멋대로 만들어 놓은 화려한 공간이 아닌 아이들이 생각하고 그려낼 수 있는 자유로움이 담긴 공간이야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당장의 변화를 시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부터가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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