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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장미의 심연까지
나카야마 가호 지음, 김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평점 :
_루이가 남자였다면, 내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하고 생각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스스로의 성을 긍정하듯 루이의 성도 받아들이고 사랑했다. 성별이란 건 어차피 모자의 리본 같은 존재다. 의미 따위 없다. 리본 색에 집착해 모자 그 자체의 매력을 깨닫지 못하는 척하는 건 한심한 것이다.
_ 내 안에서 네가 자꾸 증식해. 네가 나를 먹어치운다고. 넌 뺏을 뿐이지 아무것도 주질 않아. 이제 끝이야, 견디질 못하겠어.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고!
_ 그건 장미꽃이었다.
시들어가는 장미꽃의 향기였다.
나는 알 수 있다. 흰 장미다.
아아, 루이가 울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랑이야기이다. 남과 여, 남과 남, 여와 여, 이성간의, 동성간의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저 절절한 사랑이야기였다. 서로 사랑하지만 함께하지 못한 이유가 동성이었을 뿐이다.
20년 전에 발표된 책이지만 그 때의 동성을 보는 시선과 지금 동성을 보는 시선이 과연 많이 달라졌을까? 유럽이나 미국은 다양한 동성제도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과는 달리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 등에서 서서히 동성에 대한 언급과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제도라는게 생기기까지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자하는건데 다른 이의 시선도 가족의 시선도 감당해야할 것들이 많다. 중간에 쿠치의 선택이 아쉬웠지만 그러면서 이해가 됐다. 쉬운 길을 두고 쉽지 않은 길을 가기가 힘들었을테니까. 하지만 결국은 사랑인건가.
나에게 이 책은 부럽다고 할만큼 아름답고도 지독한 두 여재의 사랑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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