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남자의 목욕
유두진 지음 / 파지트 / 2022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기웅 씨는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다 회사의 권고사직을 거부하여 목욕탕 청소부로 인사 발령을 받는다. 이에 회사를 상대로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제기하며 일어나는 노동 현장을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불안정한 고용상태 안에서 인간에 대한 착취와 책임의 전가, 불이익을 거짓 없이 보여줌으로써 나도 모르게 뉴스 사회면을 찾아보게 된다.
구제신청이 진행되는 상황과 그에 따른 강기웅 씨의 감정변화가 이 책의 차례와 연관 지어 고려해볼 수 있기에 또한 주목할 점이다. 옷 벗기, 비누칠하기, 온탕에 들어가기, 냉탕에 들어가기. 언제까지 춥고 외로운 냉탕 속일 순 없지 않을까 싶다. 물기를 닦고 꿉꿉하고 어두운 지하 목욕탕에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욕탕에 있는 사람들과 부질없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지 말고 제대로된 표적을 찾아 명중시켜야 한다. 한 번에 중심을 겨누진 못하더라도 언젠가 표적은 쓰러지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끝내 내리지 못한 결론은 현재 우리 사회는 어느 단계일까. 온탕? 냉탕? 비누칠은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