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변의 방과 후 법률사무소
김민철 지음 / 뜨인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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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 살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법에 느끼는 거리감을 좁혀주는

[김변의 방과 후 법률사무소](김민철 지음) 뜨인돌 출판사에서 2019430일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이다.

 

법은 누구의 편인가?

힘센 이들은 법망을 술술 빠져나가고,

보통의 사람들은 유난히 엄중한 판결을 받는 것만 같다.

 

재벌의 딸은 땅콩 때문에 비행기를 회항시켜도 무죄 판결을 받고,

16년 동안 성실히 일한 버스 기사는 요금 2400원이 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되는 판결을 받는다.

게다가 조두순 사건처럼 처벌의 공백이 보이는 일들이 벌어지면

그런 법이 어딨냐고 묻고 싶은 때가 적지 않다.

솔직히 법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이 썩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저자 김민철 변호사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정치 외교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법과 인연을 맺었고, 다행히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지금은 변호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법은 물론 어렵지만, 법 없이 살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쉽고 유익한, 게다가 재밌는 법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오늘도 궁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빈손과 천하무적 변호사 사무소』 『소파 위의 변호사가 있다.

 

"흔히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지만

이 말이 법의 영역에서는 잘 통용되지 않는다"

저자도 유럽여행의 경험을 예로 들며 법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왜 법을 알아야 하는지 보통의 사람들과 법의 간극이 조금이라도 좁혀지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혼자 살아간다면 마음대로 행동해도 무슨 상관이 있으랴.

그러나 다른 사람과 같이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는 오늘날에는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 질서가 필요하고 최소한의 규칙 법을 알고 지켜야만 한다.

이책의 구성도 우리가 책을 읽으며 법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먼저 1법에도 기본 원칙이 있나요?’에서는 법의 뿌리가 되는 주요 이념과 기본 원칙을 살피며 기본기를 다진다.

2장은 법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요?’를 주제로 법이 어떻게 사건에 적용되는지, 법조인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본다.

3법이 왜 이래요?’에서는 정당해 보이지 않았던 판결들 속에 숨은 법의 논리를 발견하며 법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겨 내고 아쉬운 점은 없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4어떤 판결을 내려야 할까요?’에서는 논쟁적인 이슈들을 살펴보며 법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함께 토론한다.

또한 법적 용어와 개념을 정리한 팁 박스가 본문 곳곳에 적절히 배치되어 길잡이 역할을 한다.

 

<법을 마주하기 전에>로 법을 알아야하는 이유를 살며시 제시하고

실제 사건에 내려진 판결들의 숨은 사연을 소개한다.

그리고 <김변의 한 방 정리>를 통해 판결이 왜 이래? 법이 이래도 되나?’ 하며 의아해했던 판결들의 숨은 사연을 깔끔하게 정리해둔다.

마지막으로 <, 조금 더 친해지기>를 통해 우리가 좀 더

알아두면 좋은 법과 관련된 내용을 가볍게 설명해 준다.

 

땅콩회항사건을 통해 어떠한 행위가 범죄인지 법률에 명시해 놓아야 한다

죄형법정주의의 중요성과,

어떤 범죄에 대해 명확한 법률이 없을 때 비슷한 것을 가져와 해석하는

 유추해석을 금지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항로하늘길을 의미하는 것이지, 지상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비행기가 지상로에서 움직인 것을 항로변경이라고 보는 것은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을 어기는 것이기에 조현아의 항로변경죄혐의에 무죄를 판결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벌인 난동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녀를 항로변경죄로 처벌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전에는 하지 못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죄형법정주의라는게 존재하고 유추해석을 금지하는 건,

이를 어겨서 사람들을 처벌하게 된다면 범죄의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나아가 국가가 처벌 법규도 없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익을 실현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을 위해 권한을 남용한 박 전 대툥령..

헌법재판소는 이를 민주주의의 원칙을 크게 위반하고

국민의 믿음을 완전히 저버린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행동이 헌법의 기본 원리인 국민주권주의에 어긋났다고 여겨

헌법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했다.

이 책은 이렇듯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 하여 우리로 하여금 법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

이러한 판결이 내려진 이유를 살펴보며, 법의 기본 원칙과 논리를 이해하여 좀 더 균형 잡힌 시선을 갖출 수 있게 해준다.

 

조두순 사건 이후 조두순법이 올 3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결정이 나서 제도를 만들고 있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법의 변화는 느리기만 하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이슈에 대해 나의 의견과 판결이 다를 때 덮어놓고 법에 반감을 가지기보다는

법의 존재 이유와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해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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