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비단보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도 선뜻 내보일 수 없는

비밀스런 붉은 비단보 하나쯤은 있는 것일까.

 

그 내밀함의 힘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던

조선 여인, 예인, 항아는

길지 않은 생애의 말년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가진 비밀의 놀라운 힘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 그것마저도 나 자신인데...라며

뒤늦게 불길 속에서, 자신의 흔적을 구해내려던

항아의 몸짓은 공감하는 바 크다.

 

항아는, 그녀는, 예藝의 힘으로

태생적인 허기와 좌절된 사랑의 결핍감을

평생 견뎌냈다.

그러나 그이처럼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나같은 이는

무엇으로 그 끈질긴 허기를 채우나.

그저 예藝의 세계를,

예藝를 행하는 이들의 삶을 기웃거리는 것으로

만족할 도리밖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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