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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책육아 - 그림책에서 이야기책까지
지에스더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4월
평점 :
코로나19로 인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늘 아이들에게 책을 조금씩 읽어주고 있던 터였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서 나의 '책 육아'에 뭔가 변환점이라고 해야 하나...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이 되었다.
그러던 중 만난 '엄마표 책 육아'
제목이 너무 내 눈에 꽂혔다. 큰 아이 16개월부터 익혀온 단어 '책 육아'.
예전에 처음 '책 육아'를 접하고는 정신없이 책을 알아보고, 전집을 들이고,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읽어줬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벌써 아이가 7살이 되어서 점점 내 머릿속에서, 내 마음에서 옅어져가는 단어 '책 육아'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과 나에게 찾아온 이 책 <엄마표 책 육아>로 나는 다시금 '책 육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관심을 더 쏟아보려 한다.
지은이 지에스더 님은 나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시다. 그것도 나이가 비슷한 자녀를 두고 있어서 더 관심이 생긴다. 그림책에서 고전까지 읽어주고 있다니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기 위해, 놀이로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때부터 매일 그림책을 읽어주고, 5살 때부터는 이야기책도 읽어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전까지 함께 읽는다고 한다.
내가 처음 접했던 '책 육아'는 다소 과격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사교육은 절대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아이를 밀착 마크하며, 놀이를 통한 한글 익히기를 하고, 영어 책을 읽히고, 밤이면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는 대로... 밤을 새워서라도 '책의 바다'에 풍덩 빠뜨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행위가 이런 것이구나,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자랄 수 있구나, 나는 누려보지 못했던.. 그림책을 보는 환경을 알려주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에스더 님의 <엄마표 책 육아>는 그보다 한결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많이 느껴져서 부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1장. 아이의 삶에 책을 선물한다
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안겨주고,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만드는 것이다.
2장. 꾸준히 오래 소리내어 읽어 주기
○ 나는 커다란 물통에 날마다 조금씩 물을 붓기만 한다. 계속 넣다 보면 아이가 가진 물통에 담긴 물이 점점 차오르겠지. 시간이 흐르면 아이만의 독특한 맛이 나는 물을 맛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웃풋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책만 거부하지 말아다오. 들어주기만 해도 괜찮아!' (page 57)
아이가 어릴 때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책을 좋아하는 모습에 흐뭇해하기만 했다. 아이가 평균 발달보다 말이 좀 빠르고, 인지하는 면에서 좀 빠른 것도 다 책 읽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그저 흐뭇하기만 했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집 아이들 ... 책 좀 읽는다는... 그 아이들과 비교를 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 카드를 긁기에 앞서 엄마부터 그림책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page 76)
처음 '책 육아'를 알게 되었을 때 전집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전에도 알았는지 몰랐는지 기억 안 나는 걸 보면 관심 밖이었나 보다. 전집을 중고로 저렴하게 들여 아이에게 읽히는 내용이 신선하게 여겨졌다. 좋은 책, 나쁜 책은 없다. 비싼 책, 싼 책이 있을 뿐이라는 대목이 머릿속에 박혔다. 그 후로 책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않고 추천받은(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전집들을 들이기 시작했다. 너무너무 좋았다. 집에 책이 쌓여가는 것이 뿌듯했고, 아이도 좋아하고 지금까지도 잘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책을 들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그림책에 대해서 공부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잘 맞고,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책, 가슴속에 남겨질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여줬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3장. 하루 한 권 그림책 읽기
○ 오히려 책 육아에 내 욕심이 들어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엄청난 지식만 머리에 담아두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를 아는 것만 많은 지식 탱크로 기르고 싶지 않다. (page 91)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다. 주변에 동갑내기 친구 엄마와 사귀며 그 집 아이와 경쟁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제까지 그저 아이가 원하는 책을 부담 없이 한 권이든, 두 권이든 읽어왔는데 갑자기 양이 너무 적은 게 아닌지하는 마음에 불편함을 느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였다.
○ 내가 생각하는 책 읽어 주기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page 104)
① 아이가 좋아하는(고른) 책
② 날마다(아이가 원할 때마다)
③ 소리 내서 읽어 준다
이렇게만 아이와 책을 읽어나간다면 아이도, 엄마도 즐겁고 행복하게 책 육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4장. 그림책에서 이야기책으로 넘어가기
○ 이제는 잠자기 전에 한글 그림책, 영어 그림책 이야기책을 조금씩 나눠서 읽어준다. (page 137)
지금 7살인 우리 큰 아이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이제 슬슬 이야기책을 아이에게 선보여야 하는구나!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막연히 초등학생이 되면 당연히 이야기책을 읽겠거니... 했다. 이 책을 보니 이제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 목록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이야기책 읽어 줄 때 알아야 할 것들 (page 141)
① 이야기책을 살 때 2~3권 정도 더 산다
(내가 고른 게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대비)
② 엄마가 먼저 읽는다
③ 아이 손이 잘 닿는 곳에 책을 둔다
④ 책을 읽어 주기 전에 책에 흥미를 느끼도록 이야기한다
⑤ 목차나 전체 쪽수를 보고 양을 나눈 다음 읽어 준다
○ 이야기는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생긴다. 주인공은 끝까지 해결한다. 그 가운데 성장한다는 큰 줄기가 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자기만의 방법대로 헤쳐나간다. (page 145)
이야기책을 읽히는 것에 대해서 '이제 나이가 이 정도 됐으니 긴 글 밥도 읽어야겠지'하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책을 통해 주인공과 함께 성장 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
5장. 공부가 쉬워 지는 고전 읽기
○ 「기탄잘리」를 쓰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 정신은 타인의 생각을 소유하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세우고 자신만의 생각을 생산함으로써 비로소 참된 자유를 얻는다." (page 189)
고전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질문하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질문은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 내가 나를 바르게 알고, 내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것은 나 자신에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우리 아이가, 나 부터도 책을 가까이하고 잘 읽어서 나 자신만의 기준과 생각을 갖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처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을 때가 많이 생각났다. 내 무릎에 앉아서 "또, 또"를 말하던 꼬꼬마 우리 아들. 눈물이 날 정도로 그리운 그때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아직 책 육아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할까, 말까 고민이라면,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책 육아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책 육아의 목적을 다시 한번 되새길 기회가 될 것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짚어주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싼 값으로 가장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이다."
- 미셀 몽테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