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돈에 의해 움직이고, 여론은 금방 흩어진다.오늘 아침에 밥을 먹었던 집도, 28구의 시신도 눈 깜짝하면 사라진다.가족의 화목은 재산, 비싼 양복, 온전한 구성, 떳떳한 직장과도 관련이 없다.-˝여기요, 채널 좀 바꿔줘요.˝종업원이 리모컨을 가져와 채널을 돌리자 대변인이 사라지고 축구 경기가 화면을 메웠다.남자가 고개를 돌려 내게 말했다.˝저들이 하는 말은 문장부호조차도 믿지 않아요.˝p.39
푸구이
<그 여자네 집> 꼭 읽기
내 스무 살은 어땠는가?스무 살의 축복과 저주는 무엇인가?
6월만 되면 되살아나는 계절병은 당연히 6.25다. 그때 애처롭게도 스무 살이었으니까. 축복도 저주도 가장 낙인찍기 쉬운 말랑말랑한 나이. 아아, 이십 세....... 일전에는 이십 세 전후의 젊은 음악가의 음악회에 가서 그 뛰어난 연주에 갈채를 보내면서 고통여 가까운 기쁨을 맛보았다. 겨우 스무 살에 천재성이 저렇게 아름답게 꽃필 수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과 행복감은 어쩌면 내 참담한 스무 살과 비교가 되는 마음 때문에 고통스럽기까지 했던 게 아닐까.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