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살던 땅이 피에 젖은 땅으로 바뀐다면 그것은 개인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거대한 악, 비참한 운명 앞에서 개인은 각자 나름대로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 스스로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고, 상상도 못할 역경을 이 악물고 견뎌낼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의 한 조각을 남김으로써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쩌면 피에 젖은 땅은 아니더라도, 개인의 힘을 넘어서는 악운에 대해 우리 모두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