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를 찾아서 - 한스 로슬링 자서전
한스 로슬링.파니 헤르게스탐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평소 문학이 독서 지분의 90%를 차지하는 나도 읽어봤으니 말이다. 『팩트풀니스』가 한스 로슬링이 평생에 걸쳐 이뤄낸 업적이라면, 『팩트풀니스를 찾아서』는 업적을 이루기까지의 과정, 즉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부터 가족과 모잠비크로 가게 된 사연 등, 의료-연구-강의로 흘러가는 삶을 차례로 풀어낸다.


따로 리뷰를 적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팩트풀니스』를 인상 깊게 읽었다. 책의 서문에 실린 퀴즈 13개 중 2개만 맞았을 정도로 세상을 비관하던 나에게, ‘그럼에도 나아지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신선했다. 그는 세상의 극빈층 비율이 줄어들고, 대다수의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받으며, 교육에서의 차별이 줄어들었다는 통계 등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추측에 비해 살기 좋은 세상임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극빈층이, 예방접종을 못 받은 아이들이, 성별과 인종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이 나아지고 있음을 인지한 채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걸음을 내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책을 읽으며 한스 로슬링이 왜 이런 주장을 하게 됐는지 비하인드를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잠비크로 떠나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콘조’라는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을 연구하고, 저개발국으로 파견 갈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그가 세상을 직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나라별 인구수, 소득, 기대 수명 등을 포함하여 ‘물방울 도표’를 만들었고, 아들과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도표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비록 그는 서양 중심 세계관을 교육받았음에도 꾸준히 외부로 관심을 돌렸고, 왜곡된 시각에서 벗어나 각각의 나라가 갖는 특성을 정확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그 덕에 현대인들은 팩트풀니스, 말 그대로 사실충실성에 기반을 둔 시각을 갖춰가고 있다. 『팩트풀니스를 찾아서』는 한스 로슬링의 행보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혹은 이 책을 먼저 읽으며 그에 대해 알게 된 후 『팩트풀니스』를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학교는 ‘서양’과 ‘나머지 세계’라는 막연한 개념에 바탕을 둔 세계관을 주입했다. 나머지 세계는 ‘원주민들’이 사는 곳이었고, 그들의 문화는 상당히 원시적인 것처럼 여겨졌다. - P37

우리는 인도에 갈 때 가난을 예상했고, 실제로 가난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 지역의 위대한 고대 문명에는 무지했으며, 인도의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현대 학문과 기술 분야에서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 P61

부자 나라들이 현재 소비하는 속도로 모든 나라가 자원을 소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그들이 옳았다. 하지만 소비를 줄여야 하는 쪽은 부자 나라들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소비를 더 늘려야 하고, 대규모 중간 집단은 부자들을 따라 지속 가능한 소비로 나아가야 한다. - P2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인 그래픽노블이다. 원작 『사피엔스』를 그림으로 설명하니 확실히 재미있고, 원작을 안 읽은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화 속 만화나 팸플릿, 인터뷰 형식의 페이지들도 중간중간 섞여 있어 노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유발 하라리는 원작 『사피엔스』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으로 쓰고 싶었다는데, 그래픽 히스토리는 그런 그의 바람과 잘 맞는 듯하다.

 

Vol.2는 원작 『사피엔스』의 2부였던 농업혁명을 다루고 있다. 그의 주장은 논쟁적이면서도 흥미로운데,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았던 삶을 떠나왔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학교에서 농업혁명 이후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배웠다. 정착 생활을 하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지 않고, 대가족을 형성하는 것이 고도의 사회로 '발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이 모든 게 밀의 계략이라고 말한다.

 

농업혁명 이후 먹을 게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점도 분명했다. 농사를 지을 일손을 늘리기 위해 아이를 많이 낳다 보니 먹일 입이 늘어났다. 마을을 이루고 살다 보니 전염병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 됐다. 1년 내내 일을 해도 정작 배가 부른 사람들은 소수였고, 나머지는 적은 양의 곡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계급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은 노예 제도를 신이 정해놓은 것으로, 본성으로, 또는 과학적 사실로 포장했다. 이는 긴 시간 동안 사회에 남아 흑인과 여성이 백인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 사회가 허구, 즉 ‘상상의 질서’ 위에 건설되었다고 말한다. 법, 인권, 신, 국가, 기업, 돈은 모두 수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상상 속에 존재하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믿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이 질서는 유지된다. 이 말은 옳지 않은 질서일지라도 믿어야 한다(혹은 믿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올바른 균형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그렇게 해왔다.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이지만 가부장제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탈가부장제가 더 옳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현실에 좌절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이야기를 바꿀 힘을 가지자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전쟁과 평화 사이에 적당한 균형은 없어. 평화는 두 부족이 합의해야 하지만 전쟁은 한 부족이 일으키면 그만이니까. - P30

우리는 모두 어떤 상상의 질서를 믿어요. 그게 객관적으로 사실이라서가 아니에요, 절대로! 우리가 그것을 믿으면 협력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 P100

모든 인간은 죽은 사람들의 꿈 안에서 살아요. 인간은 조상들의 신화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태어나고, 누구도 여기서 도망칠 수 없어요. -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가 터지고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뀐 덕에 자취나 통학을  필요가 없었고외출하기 귀찮은 날엔 확진자 수를 핑계로 약속을 취소하기도 했다코로나 이전에도 집순이었던 나는 세상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에 우울하곤 했는데모두가 각자의 집에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안심이됐다우스갯소리로 나만큼 방역 수칙을  지키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며 기세등등한 적도 있다.

 

그러다 선을 넘었다방역복을 벗는  힘들어 물도  마시고 일하는 의료진매일매일 거리두기가 무색한출퇴근길에 올라야 했던 직장인늘어난 업무를 해치우느라   없이 뛰어야 했던 택배 기사 팬데믹 속에서 살기 위해 버텨야 하는 사람들을 무시한  내가 졸업할 때까지만 코로나가 유지되길 바랐다부끄러운 일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읽으며 깨달았다지난 2년간 내가 행복할  있었던 이유는 세상의 소리를 꺼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는 지난 시간 현실을 직시해온 KBS 소속 기자이자 앵커인 박주경 작가의 기록이다책에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사고가 골고루 실려있으며그 일을 맞닥뜨렸을 때 저자가 느낀 인간적인 감정 또한 담겨있다어떤 책인지 가늠하지 않고 읽었는데, 5분이 채 안 되어 눈물이 흘렀다. 1장 인간의 시간에는 불이 난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이웃을 구한 알리 씨홍수로 잠긴 지역에 가장 먼저 달려가 자원봉사를 하는 철원정선강릉의 주민들 등 누가 봐도 멋있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책은 4장에 걸쳐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범죄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사건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장이었다힘든 시기임에도 힘을 모아 서로를 다독이던 사람들을 만나며 내 삶의 방향키를 다시 조정했다세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다른 건 몰라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 말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참된 반성은 그 반성으로 인해 주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도 하는 것이다." - P77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흔히 그렇게 불리는 착한 사람들은 사실은 법 없이는 살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호해줄법조차 없다면 어디 생존 자체가 되겠는가? 그토록 순하고 착하기만 한 사람들이 이토록 험한 정글 세계에서 말이다. - P88

예전부터 인간은 날씨를 지켜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고는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날씨의 분노를 지켜보면서 과거의 업보를 기억하게 될것이다. - P1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간순간을 잘 포착하는 사람들이 있다자발적 흐린눈인 나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이다똑같은 일상이어도 그들을 거치면 더 찬란하게 빛나는 듯한데,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를 읽으며 유지혜 작가가 그런 사람이라고 느꼈다이 책과 함께하는 동안 그의 수많은 비밀을 들었고 그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했다그의 섬세하고 다정한 시선은 내가 지금껏 관심을 주지 않았던 구석구석에 얼마나 다정한 순간들이 숨어있는지 알려주었다.

 

사랑이라는 주제의 변주곡 같은 책이다사계절 중 비교적 존재감이 없는 가을을 붙잡는 건, ‘향기보다 인간미 넘치는 냄새에 더 마음이 가는 건자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는 건 결국 사랑에서 시작된 행동이기 때문이다나는 지금까지 사랑이 부끄러워 냉소를 택했다가까운 사람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더 친절했고거절당하는 게 두려워 마음이 있어도 관심 없는 척 거리를 뒀다책을 읽으며 나의 전적이 부끄러운 동시에밑도 끝도 없이 확고한 사랑을 하는 저자의 믿음이 부러웠다.

 

늘 밝은 사람들을 보면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난다고 말한다사랑받고 자랐다는 건 뭘까아무래도 화목한 가정든든한 지원원만한 유대관계 따위의 분위기가 풍긴다사실 유지혜 작가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의 표본이다모든 걸 사랑으로 품을 수 있으려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할 거고 그러면 당연히 어릴 때부터 안정된 생활을 했겠지,라며 내 마음대로 추측했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사랑보다 미움이 많은 아이였다고 고백한다. “넌 뭐가 그리 불평불만이 많아.”라는 말을 들은 열다섯 살부터 그는 불평을 줄이고 감사를 연습했다부모님의 가난으로 수많은 이사를 했지만 지금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모든 자유는 당신에게서 왔노라고당신이 가난했기에 나 자신을 무기로 떳떳해지는 법을 배웠다고.’(p.233) 물론 오해하지 말자그는 사랑받고 자랐다그 사랑을 스스로 표현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나는 스무 살이 넘도록 못 하고 있는 것을!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을은 빨리 사라진다.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는 홀연함으로. 되바라지게 더운 여름과 되바라지게 추운 겨울, 한 해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봄은 자기 몫의 여운을 꽤 챙겨가는 데 반해 가을은 그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스르륵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떤 때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여 우리에게 주어진 찰나의 가을을 붙잡아야 한다. - P15

향기보다 냄새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인간미가 깃든 그 말은 예쁜 것은 물론이고 더럽고 흉한 것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극적인 느낌이 든다. 냄새는 생활에 가깝다. 편안하고 생생하다. - P34

진짜 사랑은 말이 없었고, 자는 얼굴을 바라볼 때 내 사랑은 가장 시끄러웠다. - P2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를 위한 변론 - 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하여
강금실 지음 / 김영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정치인의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어차피 정치인의 놀라운 업적을,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홍보하기 위한 게 아닌가 싶어 굳이 찾아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금실 변호사의 <지구를 위한 변론>은 읽어보고 싶었는데,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던 게 첫 번째 이유라면 현재진행형인 기후 위기에 대해 어떤 대안을 말할지 궁금했다. 법조인이자 정치인으로 살아온 저자가 어떤 연유로 이 책을 썼는지 알고 싶었다.


저자는 ‘토머스 베리’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지구법학’을 이야기한다. 지구법학은 “대안적 세계관과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기 위한 것으로,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을 핵심에 둔 인간법학과 반대된다. 인간은 지구를 구성하는 하나의 생명체에 불과하기에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인터넷에서 기후 위기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강조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 있다. 어떤 이유로 그런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가지만, 결국 ‘나의 일’이어야만 문제를 진지하게 보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다. 저자가 말하는 지구법학 또한 인간이 지구상에 벌어지는 일들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 글과 같지만, 단순히 인간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더 진일보한 느낌을 준다.


“산업혁명은 ‘물질적 재화 생산에 무생물적 자원을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조직적 경제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이 ‘무생물적 자원’이란 자연을 가리킨다.”(p.72) 산업문명 시대인 근대는 자연과의 공존과 지배에서 후자를 택했다. 왜 근대의 사람들은 자연을 이용하고자 했을까? 토머스 베리는 그 이유를 흑사병에서 찾는다. 흑사병은 300년에 걸쳐 출몰했는데, 사라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등장하며 유럽인들을 유례없는 공포 속에 밀어 넣었다. 이로써 서구 사회는 자연을 맹렬히 혐오하는 전통을 갖게 된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줌”의 등장 배경을 흑사병과 연관 지어본 것은 처음인데,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글이 잘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저자가 생태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담아야 하므로 인물의 이름이나 사건의 흐름이 나열될 수밖에 없었다. 지구가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굴러갔는지 알아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니 당연한 구성인 것 같다. 그 덕에 책을 읽으며 학창 시절 공부했던 요나스, 가이아, 레오폴드 같은 반가운 이름도 만날 수 있었다. 수능을 위해 생윤, 윤사를 공부할 땐 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연결 짓는 것에 급급했는데, 이제서야 그들의 주장을 현실에 적용해 보는 것 같아 새삼 신기했다. 다만 귀여운 책 디자인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가 꽤나 당황했고(😂), 읽으면서는 국내의 일을 더 많이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역사를 인간의 활동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사의 많은 사건은 실제로는 사람과 땅의 생명적 상호 작용이었다.
- P135

권리는 존재와 함께 온다. 존재가 있는 곳에 권리가 있다. 베리는 "인간의 법이 이러한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인간 법은 그 어느 때보다 파괴적"이라고 주장한다.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