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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 부마민주항쟁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다드래기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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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을 담은 만화책 『불씨』를 읽었다. 생각해보면 부마민주항쟁이란 이름만 알지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은 없다. 있더라도 기억 못 하는 상태. 내가 수능 볼 때는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었는데,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공부한 정도에 비하면 근현대사는 훑어본 수준에 그친다. 그 이후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봤지만, 그 또한 옛날 일이 되어버렸고. 시험만을 위해 공부하다보니 늘 이런 결말이구나, 아쉬워할 무렵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의 『불씨』를 알게 되었다.


부산의 고등학생 윤은미와 마산 수출자유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유진숙의 펜팔을 중심으로 부산과 마산에서의 민주화운동을 보여주는 『불씨』는 1부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을, 다음 2~8부에서는 그 전부터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투쟁해온 시민들을 보여준다. 1961년부터 1979년까지, 잡은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폭정을 일삼던 박정희의 만행과 함께 그 시간을 생생하게 겪었을 사람들을 그려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뭐든 꼬투리 잡히면 억울한 일이 많은 세상이다.”

『씨알의 소리』를 읽는 은미에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표지를 씌워주는 민정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쓰는지 검열받던 시절. 부당 폐업으로 해고당해 시위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강제 진압하는 경찰, 들끓는 거리와 조용한 신문. 지금으로부터 겨우 45년 전 일들이지만,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내가 내 기대보다 소극적이란 걸 알게 돼서 그럴까, 과연 나에게 지금의 사회를 누릴 자격이란 게 존재할런지 의구심마저 든다. 늘 쉽고 편한, 어쩌면 이기적인 선택 쪽으로 몸이 쏠려있는 현대인에게, 당신 또한 타인의 희생 덕에 어엿하게 자라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듯했다. 만화라서 금방 읽었지만, 오래오래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무엇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진심이든 독재의 사슬을 끊어낸 것은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임에는 틀림없다. (…) 고개를 넘었다고 천국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더 혹독한 시간을 거쳐 억울한 형을 살아야 했던 사람도 있었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독재자의 그늘에서 자라난 독버섯처럼 권력의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학살을 마다하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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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 오영선
최양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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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문제를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저도... 언젠가... 집을 가질 수 있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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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솜사탕 연구실 - 일러스트랩 스티커북 은행나무×연도팩토리 콜라보 프로젝트 2탄
어글리큐트(신지혜)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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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아까워서 하나는 소장용으로 구매했어요. 어글리큐트님 일러스트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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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도둑 - 삶의 궤도를 넓혀준 글, 고독, 연결의 기록
유지혜 지음 / 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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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도둑, 유지혜, 다산북스


유지혜 작가의 폭발적인 인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그의 책은 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상단에 자리를 잡았고, 서평단 발표가 났을 땐 물량이 없어 배송이 밀렸다. 팬들의 열렬한 사랑은 나에게 초판 1쇄의 기쁨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그의 신작을 기다렸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 SNS에서 유지혜 작가의 사인회 사진을 보았다. 눈이 사라질 듯 활짝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멋스러웠다. 그동안 그의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며 늘 느껴온 것이지만, 유독 더 눈길이 갔던 이유는 책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어떻게 매번 밝을 수 있냐고 했다. 그것은 감탄보다는 비꼼에 가까웠다. 그를 부잣집 딸내미로 오해하는 사람이 몹시 많았다. (…) 힘들게 자란 애가 저렇게 해맑은 건 용납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는 그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밝았다.❞


그건 사랑받고 자라서, 구김이 없어서 웃을 수 있다는 진부하고 쉬운 오해를 받으면서도 밝음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의 미소였다. 며칠 전 게시글에 유지혜 작가가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고 적었는데, 위의 문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왔다. 《우정 도둑》은 이전 작품들보다 솔직하고 은밀하며, 그렇기에 감동적이다. 이사를 몇십 번 하고, 부모님의 불화를 견디고, 타인의 이유 없는 시기에 마음 다친 경험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얼마나 긴 시간 내면으로 침잠했는지 느껴졌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시해둔 문장들을 아이폰 메모장으로 스크랩한다. 《우정 도둑》은 스크랩할 문장의 양이 단연 가장 많은 책이었다. 잘 짜인 소설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서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친한 언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진심 어린 문장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사 한번 나눠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만큼 의지할 수 있는 것도 책의 특별함일 것이다. 우정 또한 사랑이기에, 변함없이 사랑을 예찬해온 유지혜 작가만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에세이였다.


✨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부재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존재를 감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일에는 부재를 끌어안을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 P16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무언가 세상과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다. - P53

한 번뿐인 그 시간을 ‘사는’ 법은 오직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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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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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이란 소재를 이렇게 가슴 절절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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