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도둑 - 삶의 궤도를 넓혀준 글, 고독, 연결의 기록
유지혜 지음 / 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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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도둑, 유지혜, 다산북스


유지혜 작가의 폭발적인 인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그의 책은 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상단에 자리를 잡았고, 서평단 발표가 났을 땐 물량이 없어 배송이 밀렸다. 팬들의 열렬한 사랑은 나에게 초판 1쇄의 기쁨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그의 신작을 기다렸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 SNS에서 유지혜 작가의 사인회 사진을 보았다. 눈이 사라질 듯 활짝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멋스러웠다. 그동안 그의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며 늘 느껴온 것이지만, 유독 더 눈길이 갔던 이유는 책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어떻게 매번 밝을 수 있냐고 했다. 그것은 감탄보다는 비꼼에 가까웠다. 그를 부잣집 딸내미로 오해하는 사람이 몹시 많았다. (…) 힘들게 자란 애가 저렇게 해맑은 건 용납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는 그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밝았다.❞


그건 사랑받고 자라서, 구김이 없어서 웃을 수 있다는 진부하고 쉬운 오해를 받으면서도 밝음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의 미소였다. 며칠 전 게시글에 유지혜 작가가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고 적었는데, 위의 문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왔다. 《우정 도둑》은 이전 작품들보다 솔직하고 은밀하며, 그렇기에 감동적이다. 이사를 몇십 번 하고, 부모님의 불화를 견디고, 타인의 이유 없는 시기에 마음 다친 경험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얼마나 긴 시간 내면으로 침잠했는지 느껴졌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시해둔 문장들을 아이폰 메모장으로 스크랩한다. 《우정 도둑》은 스크랩할 문장의 양이 단연 가장 많은 책이었다. 잘 짜인 소설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서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친한 언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진심 어린 문장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사 한번 나눠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만큼 의지할 수 있는 것도 책의 특별함일 것이다. 우정 또한 사랑이기에, 변함없이 사랑을 예찬해온 유지혜 작가만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에세이였다.


✨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부재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존재를 감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일에는 부재를 끌어안을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 P16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무언가 세상과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다. - P53

한 번뿐인 그 시간을 ‘사는’ 법은 오직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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