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2년 4월
평점 :
절판


글을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독재적인 급장에 억눌려살아야 했던 반. 혹은 70년대의 사회상에까지 확대, 반영시켜 자유가 없던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에 대해 분개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답답한 이유는 한병태라는 한 인간의 신념, 혹은 이상을 그가 가진 가치관의 저 밑바닥으로 끌어내리고, 먼 곳에 있던 추한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인정하게 만들어 버린 힘, 그의 일생에 걸쳐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게 한, 알더라도 그에 대해 믿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 힘 때문이다.

이 글을 쓴 것이 그런 자유가 없던 시대에 대한 비판이라면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아마도 위에서 말한 그런 용기와 갈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를 답답하게 한 굴절된 의식에 대한 슬픔도 사회의 문제이지 결코 인간 본성이 그렇게 약해 빠지고, 꺾인 후로 다시 펴지기 힘들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강요할 환경이 내 곁에 주어질 때에 쉽게 인정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마음을 놓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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