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상술, 도대체 그 끝은 어디인가.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한국사를 조작하고 은폐한 주류 역사학자를 고발한다
이주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마이리뷰를 쓰지 않다가 오랜만에 오마이뉴스에서 저자의 강연 소식을 접하고 

또 이 책에 대한 선전문구를 보고 열받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 

이덕일씨나 이주한씨 모두 '노론메이슨' 식으로 혹세무민을 시전하는데..

그 '서울대' 학파의 보수성이란 실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본인들의 논리는 

낯선 것도 아니요 이미 무수히 논파되었다. 거기에 제대로 된 근거 하나 대지 못한 사람들이

학계가 아닌 비전문가들에게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학계'에 대해 

친일이라 주홍글씨를 씌우려 드는 것이 광기라 표현하지 않으면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역사는 진리의 영역이므로 국가의 이익과 별개의 것이다. 역사는 특정 국가의

이득을 위해 존재한다는 발상 자체가 역사학자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 잘 보면 그것은 그 나라 정치인들과 

관변 학자들의 작품일 뿐이지 학계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지도 않는다. 

그렇다. 우리 역시도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면 되는 것이다. 이를 

왜 자꾸 역사와 결부시키는 건지 모르겠다. 

과거의 사실은 우리에게 '외국'의 사실과 같은 것이다. 유불리를 떠나 

합리적 추론의 과정을 통해 획득된 역사적 인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국가의 이익 여부와는 사실 그리 관계가 없는 것이고. 역사와 국가를 등치시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일제시대 관변학자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특정 학교가 친일사관을 계승했으며 그 인식을 학계 전체의 주류로 

인식되게끔 했다는 것 자체도 학계의 실정과는 맞지 않다. 비록 그 특정 학교가

학계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무조건 적인 주류도 아닐 뿐더러

(이를테면 서울대 노태돈 선생의 부체제설은 연구자라면 누구나 다 뒤엎고 싶은 감정을 가지며

마찬가지로 서울대 이태진 선생의 대한제국 관련 학설은 실상 대한제국 연구자들에게 

조롱을 받고 있는 실정 아니었던가?)

실상 친일 어쩌구 게거품 무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당한 비판에 귀기울이지도 않고 

비판하는 사람에게 친일이라 매도하는 것 이외에는 하는 게 뭔가? 

어찌보면 이들이야 말로 일제의 관변학자의 학풍을 고스란히 계승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선진국들은 역사=국가라고 본다고? 도대체 어느 선진국? 유럽이나 미국의 교과서를 봐라.

이미 번역까지도 되어 있으니 좀 보고 얘기하란 말이다. 바로 그놈의 국가주의 때문에

일본이나 독일이 패망한 것 아니었던가? 게다가 이 사람들이 얘기하는 내용 자체가

그리 새로울 것도 없거니와(이를테면 이덕일의 연구는 이미 80년대 한중연 이은순 선생이 

쓴 논문의 내용이다. 그걸 이덕일은 이은순 논문을 모른다고 핑계를 댔지.. 학계에 발표되고

전공자라면 다 아는 그 논문을..) 일본 관변학자들의 연구 자세와 그리 다를 게 무엇인가? 

제발.. 혹세무민에 낚이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