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년의 낭만 십대의 원고지 1
이하은 지음 / 주니어태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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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는 2080년에는 어떤 세상일까? 청소년기에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아마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세상을 고등학생 작가의 시선에서 그려본 아주 낭만적인 책이다. 홀로헹아웃이라는 통화 앱이 인상적이다. 2070년도에는 홀로그램으로 구현 가능한 전화 앱이 나오겠지?

발전소 사고로 통행금지구역이 된 곳에 멜은 펜시어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본인만의 미지의 세상을 개척한다. 벽으로 다른 세상과 철저히 분리된 그 '통행금지구역'에서 미르에서 멜은 인턴생활을 하고 연락을 할 수 없는 펜시어는 편지라는, 조금 시대에 진부한 매개로 멜에게 닿고자 한다. 멜의 편지가 펜시어에게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편지로 이어지는 구성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작품인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연상하게 했다. 그래서 구성이 뻔하다면 뻔하다고 생각했다. 릴케의 작품은 100년 전의 편지이고 그래서 시대에 알맞은 매개지만 2080년도의 편지는 어쩐지 낭만적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챕터의 구성이 왜 이런지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 단짝의 이야기는 나의 고등학교 단짝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고등학교 친구가 생각날 것이다. 멜처럼 하늘도 올려다보고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옆에 있는, 나의 가장 소중한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친구를 바라봐 주면 어떨까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작품세계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지의 통찰력이 있다.


작가가 끊임없이 던진 메시지가 또 있는데 그것은 보육 센터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불법 미용시술 업체에서 홍채를 이식하는 실험체가 되었다가 구조된 아이들이 보육 센터를 '집'처럼 느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다. 작가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


청소년 작가라고 하기에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어마어마하다. 작가는 학교에서 독서 동아리 2개를 참여하고 있다는데 나도 독서모임에 참여할 계획이 생겼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영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편지글의 내용이 조금 오글 거린다는 것. 하지만 작가의 첫 소설이고 고등학생인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반전도 뜻밖이었다.


작가님의 말처럼 나도, 독자도 각자의 낭만을 찾으러 가보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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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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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운동화살 돈 없이, 끼니떼울 밥 없이 복지관의 후원을 받아야 하는 정인이,
수학여행 갈 돈 없이 햄버거 아르바이트로 시급 9160원을 벌어야 하는 15살짜리 정인이,
할머니를 도와 킬로그램당 150원짜리 폐지를 주워야 하는 정인이,

정인이는 모두 같은 정인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아니 우리가 어쩌면 외면하고 싶어 외면하는 그런 소외된 아이다.
그런 어둠 속에 빠져있는 아이에게 황금 눈의 검은고양이 '헬렐'이 나타난다.

헬렐은 정인이를 탐욕으로 유혹한다. 하지만 그 탐욕은 평범한 가정의 아이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처우다. 헬렐과 정인이의 옥신각신하는 대화가 나를 소설 속의 쓰레기장 옆으로, 정인이의 집으로. 혹은 헬렐의 세상으로 오롯이 스며들게 했다.

헬렐은 어둠 속에 빠져있는 정인이를 시험에 들게 한다. 하지만 정인이는 마음까지 어둠으로 물들이지 않았다.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다시 올라간다. 아니 아직 불펜에 있다. 인생 9회 말 2아웃까지 모르는 거다. 정인이는 할머니와 재우와 코치님과 복지관 선생님과 온 세상과 함께 할 것이다.

우연히 서평단을 신청해서 읽게 된 나혜림 작가의 클로버는 정말 내게도 찐 행운이다.
글의 흡입력이며 상상력, 그리고 솔직하고 덤덤한 문체가 내 어린 시절의 작은 아이를 깨운다.
내 작은 아이에게 소중하게 안부를 물어봐 주니 나도 검은 고양이 헬렐에게 유혹당했다.

정인이에게 나이키운동화를 사주는 김지은 사회복지사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심해보다도 깊고 은하계보다도 높고 어머니 품보다도 넓지 않을까.

정말 감동적이고도 환상적인 영화를 본 것 같다.
헬렐이 펼쳐준 하얀문 너머의 세상은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처럼 매혹적이고 신비하다.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보여준다.
특히 검은 고양이이며 악마인 헬렐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매력적인 악마가 나를 계속 회유하고 있다. 츤데레 악마라,, 묘한매력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아직 나오지 않은 스크린의 세상이며, 배우들도 상상해 보게 된다. 어쩐지
완득이에 이은 대작 타는 냄새가 난다. 어떻게 이제야 이런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작가님에게 찾아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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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현혜 박혜정 지음 / 굿웰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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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순간에 장애인이 된 그녀의 삶에 일어난 좌절과 슬픔, 희망과 용기를 담담하게 때로는 가족과 함께 쾌활하게 보여준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폐증을 가진 변호사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의 씨앗들이 뿌려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정도 많지만 차별도 많다. 급속도로 고속성장한 나라에서 도태가 되면 정말 잔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하지만 작가는 시작부터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희망용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장애인 전용 편의 시설의 부재와 인식, 키오스크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을 때도 그녀는 도전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녀의 말대로 내가 도움을 받으면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또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작가는 동정과 공감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그저 불쌍하게 보이는 동정은 받기 싫고 온 마음으로 안아주는 공감을 바라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살기 좋은 이유는 값싼 동정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감을 하는 사람이 주위에 분명 있기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저 오늘 옆 사람에게, 아니 가족에게 조금의 공감을 보여주는 게 어떨까.

그녀가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겪은 경험과 말은 비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우리에게 주옥같다. 그녀의 인생이 조개 속의 진주처럼 밝게 빛나는 것은 그녀가 장애인이라서가 아니다. 그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수없이 좌절하고 수 없이 휠체어에서 떨어져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어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인생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과 무엇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를 본다. 희망이 하나의 색깔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보여준다. 다양한 삶이 있고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귀중한 인생이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편하게 않아서 또는 누워서 볼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삶을 더없이 치열하게 살았고,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작가를 보면 안네의 일기가 떠오른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고,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찾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박혜정 작가의 책은 그 인생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작가는 휠체어 타는 여행가이며 여행이야기도 하고 있다. 그녀는 휠체어를 타고 24번의 해외여행으로 20개국을 여행했다. 여행에 늘 목말라 있는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행했다. 그녀가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여행의 설렘과 기쁨에서 나온다.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으는 대로 떠나고 실행했다. 휠체어를 타고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여행은 그녀를 살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작가는 모험을 떠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읽으면서 책장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작가가 글자 하나하나를 쓰기까지 수 많은 좌절과 절망, 공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때문이다. 닭똥 같은 눈물? 이 떨어지기도 했다.

몸이 조금 아프다고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고 그저 군대 탓만 하고, 군대 득을 보려고 하고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나는 박혜정 작가의 글을 느끼면서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우리도 모두 한순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나의 아버지도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되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우리는 모두 태어나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같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소설책이다.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써 내려갈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런 길고도 험한 인생을 생각해 보았을 때 박혜정 작가의 책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너무 크다. 그에 대한 해답은 오로지 독자에게 돌린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일단 하고 보자!

인생 뭐 없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거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밖에는.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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