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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들고 미국 가자 - 미국통 백선엽의 미국생활 서바이벌 노하우
백선엽 지음 / 넥서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그간 백선엽씨의 책을 보아 오면서, 기존 영어책들의 빈구멍을 용케 찾아내어 그것을 활용해 책을 만들 줄 아는 정말 아이디어가 뛰어난 사람이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책을 보고서는 독자의 need가 뭔지를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책이 주로 흥미와 동기부여를 통해 신선한 영어를 소개하는 쪽이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미국땅에 발을 디뎠을 때 코앞에 닥친 현실을 당장 대처할 수 있는 쪽의 구성을 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어학책이라고 분류될 수도 있겠지만, 미국생활의 노하우나 상황 해결법을 제시한 여행가이드 혹은 유학가이드 쪽에 분류되는 것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구성을 보면, 크게 'Must Life'와 'Better Life'로 나뉩니다. 전자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소개이고, 후자는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합니다. 뭐가 필수적인가 보니깐, 비행기, 대중교통, 주택, 운전, 은행과 우체국, 머리손질(!)과 건강관리를 들고 있었고, 풍요로운 생활에는 학교, 식당, 쇼핑, 개인적 욕구(!), 사회활동, 여행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각 페이지의 구성은 먼저 '기내에서 다른 사람이 내 자리에 앉았을 때'와 같은 상황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영어표현(I believe you are in my seat)이 나온 뒤, 한글로 이와 관련한 tip 및 행동요령 등을 에세이로 설명하며, 이어서 대화표현이 나오는데, 재미있는 것은 영어대화 중간에 이 페이지의 핵심구문은 한글로 나와있어 다시한번 중요구문을 상기시켜주는 재치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bonus expression이라 해서 관련 구문 몇가지가 나옵니다. 이러한 것이 5-6페이지 반복된 뒤 다시한번 중요 단어 및 관용어, 문장등을 등장시켜 복습케 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 부분 색상도 달리하고 편집도 시원한 편이어서 질리지 않고 눈에 제법 잘 들어오는 편입니다.
CD가 석장 들어있는데, 각 페이지의 대화문, bonus expression을 읽어 주는 것입니다. 비교적 성우들의 목소리도 괜찮고, 배경음도 조금씩 신경 쓴 듯 보입니다. 하지만, 제목을 읽어주는 것 외엔 영어로만 진행되기에 신정원씨 책처럼 간략하게 나마 우리말로 상황이나 tip을 알려주는 식의 녹음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보면, 회화내용이 진부적이지 않고 current한 표현이 많다고 여겨지기에 비교적 신선한 느낌이며, 매 페이지마다 들어있는 백선엽씨의 노하우나 팁이 상당히 괜찮아서(예를 들면, boarding pass check-in시, emergency exit쪽으로 좌석을 달라고 하면 앞쪽 좌석이 없어서 발을 쭉 펴고 갈 수 있기에 편하다는 등) 영어뿐만 아니라 생활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활용하기에 요긴하다고 사료되는 바, 미국 유학 예정이거나 여행 계획이 있다면 흔쾌히 권할 만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