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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길에서
안포남 / 대학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룡은 1925년생인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 것 같다. 지금은 80대 중반의 노인이다. 20대 때 해방과 한국 전쟁을 거쳤다. 일제시대 때는 국민학교 교사로, 해방 뒤 서울대 학생으로, 전쟁 때는 북한 의용군과 미군 통역사로 혼란스런 시기에 여러 고민을 하며 지냈다. 이 책에는 그 시절마다 겪은 일과 그때 하던 고민들이 나온다. 전쟁 중에 일본으로 밀항(스스로는 망명)해서 먹고 살다가 회사를 만든다. 소련과 동구권 나라, 북한과 무역을 하는 회사를 설립해서 산다.
그는 한반도가 영세중립국이 되는 꿈을 꾸었다. 남북이 찢어져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것을 밖에서 지켜 보았다.
냉전이 끝났다고 하지만, 우리는 갈라져서 여전히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한 쪽 진영에 들어 있다. 80대 어른들 대부분은 그들이 겪은 비슷한 경험을 비슷한 사고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거나 한 가지 사고 방식으로만 표현해야 한다고 의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을 벗어난 몇 사람은 다른 주관을 가지고 이곳을 관찰하며 살아왔다. 그 목소리 중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 세상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만큼 극단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