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절대신앙은 로봇 문명이 성장하며 생겨난 자아비대 현상입니다."
그는 잊었고, 다시 살았다. 되살아난 그는 자신이 스스로를 짐승으로 만들고 있음을 명백히 깨달았다. 술이 아니라 일을 통해서. 술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었다. 낮 다음에 밤이 따라오듯, 일 다음에 술이 반드시 따라왔다. 일하는 짐승이 되는 걸로는 정상에 다다를 수는 없다는 것이 위스키가 그에게 속삭이는 메시지였으며, 그는 고개를 끄덕여 시인했다. 위스키는 현명했고, 제가 아는 비밀을 얘기해 주었다.
사랑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랑이었다.
"사람이라는 거, 진짜 재미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가 불안하다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그대로 믿고……" - P78
천천히 그것이 초점 속으로 들어왔다.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다정하게 흔들어주는 손, 연필로 그린 스케치, 나일론 실에 꿴 플라스틱 구슬들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그들에게 그것은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행성에 단단히 붙잡아두는 힘 자체일 수도 있다. -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