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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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삶의 시작이 있으면 당연히 끝도 있는 것인데 우리는 항상 그 끝을 잊고 산다. 그러다가 죽음을 마주해서야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

인생 마지막쯤은 마음의 족쇄를 풀어라, 하고 신이 부드럽게 입맞춤하며 말했다.

p.48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잘 자고, 잘 먹고, 잘 웃고, 몸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과 직결된다는 마돈나의 말처럼 삶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추억의 간식 하나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더 좋고.


책에서 소개된 각자의 추억의 간식들이 나올때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달달한 뭔가를 먹고 싶어졌다.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 깃든 음식들이라 더 특별한 맛이 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음식을 추억으로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죽음을 앞에 두고 추억 하나 꺼내 먹을 수 있도록 한 라이온의 집이 가상의 공간이겠지만 현실에서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이렇게 따듯하고 포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글솜씨에 놀랐고, 책을 읽는 내내 아프지 않고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내맘대로 할 수 있다는 자유에 감사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을 오늘이기에 더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남은 사람들은 또 열심히 살아내며 기억해야 하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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