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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카네이션 ㅣ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5
이순원 글, 이연주 그림 / 북극곰 / 2016년 10월
평점 :
이전에 이순원 작가의 다른 그림책인 <어머니의 이슬털이>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이슬털이
저자 이순원
출판 북극곰
발매 2013.11.01.
좋게 말하면 옛스러운 아날로그 감성, 시쳇말로 올드한 감성을 지닌 그림책입니다. "올드하다"는 표현 그리 긍정적인 표현은 아니죠? 네, 솔직히 20대인 저에게 그리 감명깊게 와닿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네, 배은망덕한 자식이라서 깊은 공감을 못 느끼나 봅니다.ㅠㅠ 속죄는 뒤로하고, 암튼 "올드하다"라는 색안경을 끼고 <늦게 온 카네이션>을 읽었습니다. 편견이란건 정말 무서운 거예요. "이것도 역시 올드하군."
이것이 저의 첫 감상이었습니다. 카네이션을 "받는" 부모 입장의 마음이나 기분은 막연히 "기쁘다"정도로 추측만 할뿐이지 직접 느껴본 적이 없으니까요. 어버이날이 지났는데도 카네이션을 달고있는 토끼아줌마의 사연따위는 솔직히 궁금하지 않았어요. 그림 자체의 이야기 구조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고요. 글 위주로 휘리릭 읽은 뒤 허무함을 느끼고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 하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두번 째 읽으면서, 화면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생쥐 한마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얘는 주인공도 아니고 화자도 아닌 것이,
뭔데 자꾸 등장하는거지?"
생쥐의 존재에 대해서 신경을 쓰면서 다시 읽어보니 제가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갸우뚱 하던 장면들도 제대로 이해를 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토끼 아줌마가 아니라 생쥐아줌마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생쥐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마지막 장면을 차지하고 있을 뿐더러, 제게 가장 큰 감동을 준 등장인물이기 때문이에요.
마침 아버지가 보내온 사진 덕분에 더 이해를 잘 할 수 있었을까요? 유자청을 손수 만들고 있다며 제일 큰통을 저에게 보내주겠다는 카톡 메세지와 인증샷이, <늦게 온 카네이션>의 제일 마지막 장면과 영락없이 닮았습니다. 북극곰의 그림책은 언제나 저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네요. 이쯤에서 한 마디 하고 글을 마칩니다.
"있을 때 잘해! "
덧붙이는 글, 북극곰 출판사 영문명이 뭔지아세요? 폴라베어가 아니에요. BOOK GOOD COME 이래요!!! 재치만점!
<이 서평은 출판사 북극곰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뒤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