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37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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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리의정원 #김지현 #사계절출판사

🌿그리고 아까 상담 선생님이 나한테 혹시 동물을 무서워하냐고 물었거든. 근데 그럴 리가 없잖아. 당연한 얘기를 왜 물어볼까 싶었지만, 사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남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내가 아끼는 것을 남들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 어딘가에 구멍이 나는 느낌이야.(76쪽)
🌿14. 탕수육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안 친한 사람들과도 식사를 해야 한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중국집에 주문을 하면서 탕수육이라도 하나 끼워 넣으면 벌써부터 피곤해진다. 탕수육 자체가 싫은 것과는 다르다. '부먹'이네, '찍먹'이네, 한 끼 식사에도 편을 가르고 언성을 높이면서 주접을 떠는 게 꼴 보기 싫은 거다. 민트초코 논쟁도 비슷한 이유로 지겹다. 누가 '민초단'이든 아니든 그게 어쨌단 말인가. 그게 그 사람에 대해서 도대체 무엇을 더 설명해 준다는 거지?(116-117쪽)
🌿"선택의 기준이 반드시 같을 순 없겠지. 그렇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된 거야."(149쪽)
🌿우리는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된다는 건 나보다 먼저 산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어른이 될지는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니,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니. 그것만큼 다행인 사실이 또 있을까?(151쪽)
🌿선생님은 내가 어떤 말을 할 때, 단 한 번도 내 눈이 아닌 다른 곳을 쳐다본 적이 없어. 어른이 된다는 건 쓸데없는 데 힘을 들이거나 애쓰지 않는다는 뜻일까? 내가 최근에 만난 어른들은 전부 그랬거든. 다 아는 척, 성숙한 척하려고 그에 걸맞은 말이나 표정을 꾸며 내지 않아. 어쩌면 나는 진짜 친구, 진짜 어른, 진짜 사람들을 처음 만나 본 건지도 모르지.(154쪽)
🌿알고 보면 내 삶에서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나를 아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나는 자주 잊고 만다. 왜 그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걸까?(170쪽)

정원이 같은 학생은, 사람에 따라 신중하다고 평하기도 하고 답답하다고 평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일은 너무도 흔하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 대한 평을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반복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는 않다.
'우리의 정원'을 읽으며 느꼈던 이런 생각을, 며칠 전 일어난 비극적 참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또 하게 되었다. 비난과 혐오가 너무도 쉬운 세상. 다른 이들의 삶을 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정원의 성장을, 우리 모두의 성장을 응원하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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