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편지 에디션F 11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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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편지>는 저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독자들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역시 여행지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길 위의 편지>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북유럽 여행지에 대한 묘사보다도 울스턴크래프트의 여러 논평들이었다. 그 시대 상황을 상상해보면 놀랍게만 느껴지는 울스턴크래프트의 사회 여러 분야에 대한 여러 진보적인 생각들, 깊은 고찰이 글에 깊게 드러난다. 당시 남성 보호자 없이 북유럽의 세 국가를 여행하고, 이런 글을 쓰기까지 하다니 역시 범상치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책 밖으로 나아가 울스턴크래프트의 인생을 생각해보자면 프랑스 혁명 이후 공포정치에 이르렀을 때 파리에서 체류했던 경험이 부정적인 기억으로 글에 계속 묻어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중간중간 언급되는 것만 보더라도 폭력과 혼돈 속에 2년 간 체류했던 경험이 이후 그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스웨덴을 여행하며 여행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장면이 굉장히 사실적이어서 웃기기도 했지만 무언가 영국인으로써 선민의식 비슷한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훌륭한 저서들과는 별개로 식민지 시대 타국을 바라보는 '영국인'의 생각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나에게는 묘한 기시감이 드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된다. 그런 점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감상이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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