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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ㅣ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저자: 루이스 쌔커
195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 초등학교 보조교사로 일하면서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가 되기로 결심, 자신을 경험을 살린 웨이싸이드 학교(Wayside School)를 1978년 출간했다. 대학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하여 잠시 변호사 일을 하기도 했으나 본격적으로 독자의 호평을 얻기 시작한 1989년부터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현재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있다(There’s a Boy in the Girl's Bathroom), 개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Dogs Don‘t Tell Jokes), ‘웨이싸이드 학교’ 씨리즈 등 20여 권의 책을 썼다. [인터파크 제공]
원제: HOLES
우리말제목: 엄지손가락의 기적, 구덩이(김영선 옮김, 창비)
1998년 출간된 이래 5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다. 1999년에는 전미도서상과 뉴베리 상 등 주요 문학상들을 석권하였고, 2003년에는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역을 연기한 샤이아 라보프와 시고니 위버 주연으로 디즈니에서 영화화되기도 한 책이다.(naver 책 소개 인용)
이야기 줄거리:
스탠리 옐네츠(Stanley Yelnats)는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똑같이 불리워지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있다. 이름도 그저 그렇고, 평범하고 뚱뚱하고 별볼일 없어서 학교에선 제대로 왕따인데다, 집안 대대로 ‘재수없는’ 운명에 얽혀있는, ‘그저 그런’ 학생이다.
첫번째 이야기1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길에서 ‘툭!’ 떨어진 낡은 운동화를 주워 신은 뒤 절도죄로 잡혀가게 되는데, 이 신발은 유명한 농구선수의 영예로운 신발로써, 그가 함부로 주워신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상황은 꼬이고 꼬여, 그는 억울하게도 절도죄를 뒤집어 쓰게 되는데, 그 죄목은, '적절하지 않은 시간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 있었던' 것이 전부였다. 이것 또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재수없는’ 운명의 타래였다.
그는 절대로 초록색이 아니고, 절대로 물 한방울 없으며, ‘절대로 스카우트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초록 호수 캠프>라는 이름의 소년원 같은 곳으로 끌려가서, 하루 종일 자기 키만한 깊이의 구덩이를 파야 하는 강제 봉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구덩이 파는 작업은, 캠프소장의 ‘인격수양을 위한 것’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중요한 다른 목적이 있었다. 스탠리는 결국 캠프를 탈출한다.
두번째 이야기2
스탠리와 그의 아버지가 언제나 탓하는 ‘아무짞에도 쓸모없고 지저분하고 냄새 나고 돼지도둑인’ 고조할아버지 엘리야 옐네츠. 한 여인을 미치도록 사랑했지만 그녀를 얻기 위해서는 튼실한 돼지 한 마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여인의 아버지... 점장이인 제로니 할머니의 도움으로 돼지를 얻게 되지만, 점장이와의 약속 하나를 지키지 않아서 결국 여인도 얻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 미국을 향하게 되고, 점장이의 저주를 받게 된다.
세번째 이야기3
양파를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흑인 양파장수 샘은 아름다운 백인 여선생님 케이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 둘은 성실히 일했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곳은 인종차별주의가 극심한 미국 남부 지방. 결국 샘은 살해당하고 이에 분노한 케이트는 악명높은 강도가 된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언뜻보면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결코 서로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엘리아 엘네츠의 아들이자 스탠리와 이름이 같은 스탠리의 증조 할아버지 스탠리는 돈을 넣은 가방을 들고 가다 케이트를 만나 돈을 뺏기게 되지만 엄지손가락 산에서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엄지손가락 산은 <초록호수캠프>의 소장이 목숨걸고 구덩이를 파게 하는 이유였다. 캠프를 탈출한 스탠리는 결국 할아버지들의 운명을 극복하고 엄지손가락 산을 찾아내고 케이트를 살해하게 만든 돈가방의 비밀을 푼다. 그리고 스탠리가 <초록호수캠프>에 오게 된 것은, 고조할아버지에게 내려진 ‘제로니의 저주’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지만(!!!) 이마저 결국 해결하게 된다. 왕따 스탠리는 캠프의 엄청난 비밀을 풀어냄으로써 범죄자를 잡아내고 돈가방을 찾아내고, 대대로 내려오는 운명의 저주를 극복하고, 최고의 친구를 얻기까지 하게 된다!!
구덩이란 무엇인가?
제목 구덩이(holes)은 구멍, 함정 등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주인공이 끝없이 파야하는 구멍, 물리적인 구덩이다, 또한 심리적인 구멍, 즉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에 의해, 혹은 악연에 의해 주인공이 빠져들게 된 함정, 즉, 심리적 구덩이를 말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이 구덩이를, 신비스런 조상의 힘으로, 그리고 자신의 모험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이 일단 대단히 흥미진진하고, 구성이 입체적이다. 세 가지 종류의 이야기들이 단서를 교집합으로 하여 묘하게 얽혀있고, 그 얽혀있는 교집합의 고리를 찾아가는 것도 이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는 맛깔스런 장치로 작용한다. 탄탄하게 얽혀진 세 가지 이야기 구성의 치밀함때문에, 우리는 마치 추리소설의 실마리를 푸는것 같은 긴장과 흥분을 맛보게 되며, 작가의 주도면밀함에 감탄하게 된다.
마치 시나리오가 탄탄한 헐리웃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인물이 입체적이거나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신 이야기가 다채롭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구성과 속도에 숨막히게 된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사실은 성장소설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온 소년들이 용기있게 어려운 상황의 문제들을 극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빈부격차와 빈부격차로 인한 교육격차, 인종차별 등 이 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은, 미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은근히 드러내,생각해볼 거리들을 제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