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뒷조사 복음서 뒷조사
김민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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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결플러스 #마가복음뒷조사
[서평] 기독교인은 마땅히 무엇을 아는가?
-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이해를 지닌 기독교인

필자는 에끌툰이라는 기독교 웹툰 플랫폼을 통해 먼저 이 책의 내용을 접했다. 매주 올라오던 마가복음 뒷조사를 보면서 무엇보다 작가의 노고가 느껴졌다. 신학을 담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자칫 표현하는데 족쇄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작가의 도전이, 우려와 달리 대화에 녹인 한 편의 신학 이야기가 지닌 놀라운 가독성에 작가의 노력이 느껴졌다.

이러한 작가의 노력에도 웹툰의 특성상 일주일이 지나면 잊어버릴 수 밖에 없는 한계가 독자로서 아쉬웠다. 출력하여 보관해둘까 했던 차에 필자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듯 책으로 엮여진 마가복음 뒷조사를 한 눈에 보게 되어 감사하다.

앞으로 소개할 이 책의 강점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우리가 접해 온 신학책은 두꺼운 데다가 이해하기까지 어려운, 고수까진 아니어도 능력자들에게만 친숙한 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학문이라는 영역이 가진 태생적 한계 때문이겠지만 결국엔 성도로서 접해야 할 중요한 사상들과 사유들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웠으니 안타까웠다. 그러기에 여전히 신학은 요단강 건너에서나 만나야 할 포기와 기대 사이의 영역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필자는 그러한 애매모호한 영역에서 이 책을 통해 한 걸음 명확한 지점으로 들어왔다고 말해야겠다. 의심하는 자로 등장하는 사판 검사와 함께 마가복음의 뒷이야기를 마주한 독자들은 합당한 의심과 궁금증이 믿음을 갉아먹는 좀벌레가 아니라 믿음의 또 다른 이름이 될 수 있음을 알아챌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께서 성도들에게 보이신 그 분의 사상과 소망을 새롭고 명확히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앙에 관한 더 많은 질문들을 던질 용기를 줌으로써 내면세계를 풍성하게 해줄 여지를 남긴다. 또한 더 나아가, 이 책에 내린 귀결처럼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하여 고민하도록 촉구한다는 면에서 신앙의 고착화가 아닌 탈피를 이끄는 촉매제로서 역할도 빼놓지 않는다.

'마가복음 뒷조사'는 동시대성도 지닌다. 현대적인 미디어(카툰)를 통해 성서가 쓰인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상황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낸다. 대상에 대한 의심과 이성적인 사고가 선행되는 현대인들에게 이것이 옳고 더 나은 해석이니 받아들이라는 고압적인 태도로 다가오지 않고 성서가 쓰인 당시의 상황을 이해시켜 설득한다.

만약 이 책이 그저 예수의 역사적 존재와 성경의 무오를 논증하려는 시도로 쓰였다면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붙은 수 많은 각주에 담긴 작가의 노력은 도리어 빛이 바랄 것이다. 필자는 충분한 양의 각주가 밝히는 인용된 신학책의 문구에서 읽는 이마다 꽤 정합적인 정황들과 연구서로 이루어진 주장과 근거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즉 독자는 이성과 믿음이 혼합될 수 없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이 깨지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정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독자는 '얇지만 분명 신학책'인 이 책으로 기독교 신앙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하고, 이어서 세상을 읽어내는 새로운 세계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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