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 교사에게 그림책이 필요한 순간
김준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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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과 아이들의 공통점은? :)

-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 나에게 도 보여준다.(너무도 간단하고 쉽게)

- 나를 변화시킨다.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를 쓴 김준호 선생님은 이 과정을 "고백"한다. 내가 같은 교사로서 김준호 선생님의 글을 "고백"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내 마음에도 똑같이 있는, 교사로서의 부끄러움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고백은 아이들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새학기 첫 수업 시간에 한 아이가 "선생님은 좋은 교사에요?", 토론 수업을 하며 아이들이 "선생님, 토론은 왜 하는 거에요?", "선생님, 생각하는 게 뭐예요? 생각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학생자치회의를 시작하며 학생들이 "선생님, 학생자치회는 선생님들이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데 우리가 계획을 왜 세워요?" 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질문은 주변에서도 날아온다. 대학 면접관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요?", 임용 시험에 2번 떨어진 자신에게 한 친구가 "너 진짜 교사가 되고 싶니?" 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림책도 질문을 건네온다. "좋은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나에게 '우리'는 누구인가요? 세상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어떤 건가요?"<첫번째 질문>(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세가지 질문>(레프 톨스토이, 존 무스)

 

그렇게 밖에서 날아온 질문들은 김준호 선생님에게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는 좋은 교사가 아니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내가 말하는 게 옳은거야!" 라고 내가 바라는 아이들의 모습만 강요해왔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사이 나조차도 교사들 사이에서 승진 경쟁에 무작정 뛰어들었었다. 나는 아이들을 진정 사랑하지 못했다. 나는 내 수업에 자신이 없다. 수업이 싫어서 학교에 가는 것도 힘들고 싫었다."는 선생님의 고백은 실은 나의 고백이었다. 부끄럽지만 그 솔직한 고백이 선생님에게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작이었고, 변화의 전환점이었다.

 

그 쓰라리고 부끄러운 자기 고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고, 따듯하게 다독여주고, 정말 가고싶어하는 길을 보여준 것이 바로 그림책이다.


<슈퍼 거북>(유설화), <진짜 곰>(송희진)

교사인 내가 나답게 살 때 학생 개개인이 나답게 살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다. 내가 나다울 때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학생 개개인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사회가 요구하는, 많은 사람이 정답이라는 길을 걸어가려고 할 때 멈추라고, 너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너만의 길을 가보라고 말해줄 수 있다.(p.44)

 

<헤엄이>(레오 리오니)

교사들 사이의 무한한 경쟁만이 존재하는 학교는 발전이 없다. 경쟁만을 중시하는 교사들은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업다. 경쟁을 통해 남을 짓밟고 올라서려고 하는 학생만을 기를 뿐이다. 우리 학생들이 성장해 만들 사회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 경쟁보다 협력이 학교를,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우리 교사들이 헤엄이, 토끼와 거북이, 담쟁이처럼 살아가면 좋겠다.(p.122)

 

<생각>(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생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코비 야마다 글, 매 베솜 그림)

생각을 잘하는 학생들을 키우고 그 학생들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으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수업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p.159)

 

<도서관에 간 사자>(미셀 누드슨 글, 케빈 호크스 그림)

학생들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학생들이 학교문화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이 생활 속 당면한 문제를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이 학생자치다.(p.231)

 

<마음 조심>(윤지), <가드를 올리고>(고정순)

일어서는 것은 여전히 힘들지만 여전히 나를, 동기 교사를, 모든 교사를 일으켜주는 것도 학생이다.....너희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너희를 만났기에 좀 더 바람직한 교사가 될 수 있었다. 감사하다.(p.243)

 

선생님은 자신의 변화를 고백한다. 

"그림책을 만나고 참 많은 것이 변했다. 그림책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이 되기 시작했다. 그림책을 읽고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학생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나도 내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러자 학생들이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학생들과 마음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마음을 접하게 되니 학생들을 예전보다는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림책 덕분에 이제야 조금 좋은 교사가 되어가고 있다."(p.16)

 

나 역시 임용시험에 합격을 하고 교사가 되고나서 가장 처음 만난 벽은 난 교사가 되었는데 교사가 되지 않았다는 거였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난 드디어 선생님이 되었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반짝이는 아이들과 만난 그 날이 내가 선생님으로 처음 태어난 날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겠고, 학교도 모르겠고, 아이들도 모르겠고, 수업은 더더욱 몰랐다. 지금도 헤매고 있는 그 어디쯤인데, 이 글을 쓰신 김준호 선생님의 "조금 좋은 교사가" "되어가고 있다" 라는 변화의 말을 들으니 나도 되고 싶다. 조금 좋은 교사가 되어가고 싶다. 그림책과 아이들의 질문에 귀기울이고 나를 솔직하게 들여다 보면, 그리고 그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면 나도 조금 좋은 교사가 되어갈 것이다. 그런 고민을 마음에 품고 있는 선생님들께, 부모님들께, 어른들께,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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