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플라토노프가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과 이상의 문제다. 주제는 '유토피아'다. 원래는 '이상향'이라는 뜻으로 알려졌지만 본래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유토피아란 인간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곳이므로 <구덩이>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비극을 향해 나아간다. 소설이 비극으로 치닫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본래의 이상을 잊었기 때문이다. 결국 소설의 궁극적인 질문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의 원래 목적은 어디였는가, 본래의 이상을 기억하는가'이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본래 의도한 방향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