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벤치에 두 남녀가 앉는다) 

(여자,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다)

엄마, 오늘 생일파티 안해?   

(한쪽 하이힐을 벗어 남자의 무릎에 다리를 올려놓는다) 

뭐라고?  

......

왜?  

(남자, 밴드를 꺼내 여자의 새끼 발가락에 붙인다)

오늘 생일이잖아.  

(발을 내리고 다른 쪽 발을 남자의 무릎에 올린다)

왜? 올케 때문에 기분이 안좋아?  

뭐라고 했는데?  

(남자 또 다른 밴드를 꺼내 엄지발가락에 각도를 맞춰 정성껏 붙인다)

엄마 왜 그래? 

엄마 지금 계속 말을 내뱉고 있잖아.  

......

갈거야. 가면 되잖아.  

......

9시 반까지는 갈거야. 가면 되잖아.

그럼 생일파티 할거야? 

알았어. 지금 가. 끊어.....  

(남녀, 일어나 네온이 요란한 상가건물로 들어간다)

 

시계가 7시 반을 가르키고 있다. 

포플러 낙엽이 내 발 밑으로 휘적휘적 굴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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