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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 은하수를 방 안에 퍼오다
오오하라 타카유키 지음, 정호준 옮김 / 별공작소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천문분야 책을 읽었다.
어렸을 때 만난 형광페인트에서 시작된 별에 대한 환상. 방안에 별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닫는다.
커가면서 로켓만들기에 빠지지만 학업으로 인해 중단, 고등학생 때부터 플라네타륨을 본격적으로 만들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저 손바닥만하거나 기껏 커봐야 책상 위에 올려놓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 오타쿠들이 그렇듯이 이 친구도 뭐 한 군데 꽂히면 끝장을 본다. 대학때 드디어 상용으로 판매할만큼 거의 완벽한 별자리를 구사하는 플라네타륨을 만들어낸다.
어쨌거나 도대체 그것은 저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만들어낸 제품보다 그 과정이 재밌다.
지지대와 틀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 부품과 지구본 모양의 반구를 사서 조립한다. 손바닥 보다 작은 필름에 수천 개의 별자리를 찍기 위해 별별 연구와 시험을 다해본다. 또 그것을 반구 밖으로 투영하기 위한 렌즈도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서 확대투영시켜본다. 상이 정확히 맺히지 않아 또 고민의 늪에 빠진다. 컴퓨터자동계산 프로그램을 짜고 과학적 수치와 씨름도 한다. 드디어 서서히 갖춰져가는 천체투영의 면모.
옮긴이는 이 저자에게서 자신을 보았다고 한다.
만들기를 원래 좋아했던 자신과 생각의 흐름, 문제해결의 자세도 닮아있다고 했다.
어렸을 때 과학실험이나 만들기를 좋아하고 라디오를 해체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저자 옆에서 함께 부품을 들여다보고 구멍을 뚫으면서 각도를 재는 자신의 모습. 결국 자신이 만든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고 어쩌면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도.
복잡한 현실 잠시 잊고 그 시절로 한번 돌아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