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뻔한 일상에 던지는 크리에이티브한 공상
박지우 지음, 정혜미 그림 / 알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뻔한 일상에 던지는 크리에이티브한 공상
딱딱한 뇌를 말랑하게 풀어줄 영감 한 스푼 '툭'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그리고 가사와 육아를 하면서...
항상 무언가를 공부하고 익히고 찾아보고..
머리를 풀 가동시켜서 지끈지끈하게 아플 정도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나의 뇌를 쉬게 해주고 싶고,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난 물리적 여행.
오로지 그 여행지만 생각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지만,
여행지에서도 작고 큰 충돌, 그리고 또 귀국 후의 걱정..
다양한 것들이 맞물려 우리 뇌를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그래서 '툭'과 같은 책이 우리에게 필요할 것 같다.
우리의 지치고 고달픈 뇌에게 휴식의 시간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책.
뭔가 광고 문구처럼 간단 명료하면서 독특한 문체.
'툭'의 저자 박지우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그는 현재 광고회사  TBWA에서 막내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문구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설득력 있고 유쾌한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때로는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때로는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때로는 사소한 것들에 감사할 수 있게...
글처럼 간단 명료하면서 포인트를 잡아 가장 미니멀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림체를 지닌 그린이 정혜미.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전공을 살려 LG에 입사했으나,
재미난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뻔한 일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걸 즐긴다고... ㅎㅎ

이 책을 보면, 사소한 것 흔한 것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발상의 전환.
그 전환점에서 오는 독창성과 즉각성으로 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말만 들어도 왠지 항상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엄마'
나 역시 이런 딸이다.
나를 다 받아준다고 해서,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툭툭 던지고, 못되고 얄밉게 구는..
하지만 엄마들 마음은 다 이러한가보다.
'딸이 다 그렇지. 딸이 그렇게 안 해도 이상한거야. 그치?'

하지만, 딸은 그래선 안되었다.
딸도 엄마가 딸에게 하듯 엄마를 애지중지하며 보살펴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 귀국하면 꼭 엄마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해야겠다. ㅠ
어긋 어긋 어긋. 이것들이 반복되면 어 끝남.
글자체로 만든 그림? 글자에서 어긋남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런 신기방기한 구성이라니.
이 2장만 보고 있어도 '어긋남'이란 것의 느낌이 팍팍 온다.
이 책장을 펴 놓고 한참을 생각했다.
어긋남이란....
자의적일수도, 타의적일수도 있지만.
결국 어긋남이 계속되면, 사람도, 일도 모든 것이 끝나게 되지.
그것이 어쩌면 운명이란 것일지도 모르겠다.
운명, 인연...

이 별거 아닌 단어가 책 2장에 들어 있고
이 2장을 보면서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어긋'에 대해 생각을 한다.
평소 바쁘게 무언가를 도출해내야했고, 연구해야했고, 찾아야함으로 인해서
나의 뇌가 쉴새없이 다양한 것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내야했다면,
이 단 두 마디 '어긋'만을 생각하고 있노라니
무언가 내 삶의 깊은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같은 개미 근로자를 위로하는 듯하면서도,
현실을 비꼬는 듯한 글.
뭔가 통쾌하다.

'도시의 밤이 아름다운 이유,
서울의 야경은 야근으로 만들어졌다'

통쾌하면서도 애처롭고, 안타까우면서도... 위로받는 듯한 글...






결혼이란?

'가끔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마누라 자는 거 보면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계속 잤으면 좋겠어.'
ㅋㅋㅋㅋ
이만큼 결혼이란 것을 신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장이 또 있을까.
이 한 문장에 엄청난 것들이 담겨 있다.
지하철에서, 기차에서, 키득 키득 거리면서 읽고, 또 반성하기도 하고, 멍 때리기도 할 수 있는
'툭'

내 뇌를 제대로 쉬게 할 수 있는 책.





by 지아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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