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서 말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드러난 말 밑에 깔려 있는 말이다. 표정과 눈 빛으로 하는 말은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지나치게 된다. 몸짓, 표정, 음색에도 새겨진 텍스트가 있다.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의 서브텍스트에는 정반대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나는 외로운 사람이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내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고. 작은 목소리에도 반전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실은 내 안에 용암이 있는데 당신은 왜 그걸 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그(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성경 요나서를 읽고 있다. 요나서의 서브텍스트가 궁금해진다. 불평하는 요나의 속마음이 궁금해진다. 그가 마지막에 입을 열지 않고 침묵했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싶다. 요나의 서브텍스트를 읽고 싶다.
동시에 하나님의 서브텍스트도 궁금하다.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의도 말이다. 니느웨를 향한 심판의 말씀이 요나를 통해 전해졌을 때 하나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하나님도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에둘러서 하시는 것 같다.
요나에게도 하나님에게도 서브텍스트가 있다. 서로가 그 텍스트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사람이다. 동시에 두 개의 텍스트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찾아서 읽고 들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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