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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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 서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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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문득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 토실토실 말랑말랑, 그 어떤 거친 바닥에서도 뼈와 장기를 폭신폭신하게 받쳐주는 엉덩이. 심한 말, 못된 말, 독한 말을 들은 하루 몽실몽실 내 마음을 감싸, 그 어떤 명사와 동사도 경동맥을 찌르지 못하게 지켜주는 그런 마음의 엉덩이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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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웬 엉덩이?' 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재밌을거란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은 적중했다. 서귤 작가님의 글은 처음 읽어봤는데 확 와닿고 가슴 따뜻해지는 글과 함께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글까지 있어 너무나 내 취향인 에세이였고 귀여운 악동 어피치와도 잘 어울리는 글이라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 라이언 에세이처럼 어피치 에세이도 귀여운 카카오프렌즈를 볼 수 있어서 흐뭇했고 서귤 작가님의 글도 유쾌해서 금세 읽을 수 있었다. 서귤 작가님의 통통 튀는 글을 읽다 보니 치킨코인, 튜브머니처럼 작가님의 상상력이 빛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고 직장생활의 팁(?)도 슬프지만 공감되었다. 요즘 대세인 힐링 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위로도 받으면서 가장 많이 웃은 책이라 맘에 든다. 내가 너의 엉덩이가 되어줘도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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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누가 나올까? 튜브? 무지? 개인적으로 내 최애 무지 에세이를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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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에게 '보기보다 여성스럽다'라고 말할 때, 그 여성스러움이란 이런 것이면 좋겠어. 생리전증후군에 시달리면서도 할 일은 해낼 때의 의지력, 자궁질환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때의 철저함, 허벅지며 팔뚝, 배에 붙은 두둑한 군살을 출렁출렁 흔들며 웃어제낄 때의 호탕함 같은 것들. -p.34 여자면서 남자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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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내가 예쁘고 매일 내가 미워. 내가 알기로 이런 변덕스러운 마음은 사랑밖에 없는데. -p.48 사랑하나 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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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만 하는 당신은 싫어요. 당신의 행복과 불행, 햇살과 그늘, 미소와 울상을 전부 모아, 온전한 당신을 나는 만나고 싶어요. -p.73 바람 부는 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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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는 꼭 헤어지는 것처럼 '안녕'이라고 말하고 손을 잡았고 마치 처음 만나는 것처럼 '안녕'이라고 말하고 멀어졌지.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었지만 나는 알고 있어. 안녕은 또 다른 안녕. 다음의 안녕을 나는 기약해. 물론 너 말고 다른 사람으로. -p.81 안녕의 의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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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미처 무엇이 되지 못한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쉽게 저리게 만들까. 너와 내가 한 번도 누군가가 되지 못한 채 늘 과정 위에 선 사람이어서일까. (...) 난 도저히 브로콜리를 못 먹겠어. 어린이 입맛이라거나 편식을 해서가 아니라. 솔직히 브로콜리 맛있다는 사람 다 사기꾼 아니냐? -p.120 어째서 브로콜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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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Over의 뜻이 뭔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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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래. 새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p.207 Game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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