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아주는 사람일 뿐 - 1녀 1견과 살며 배운 것들
김상아 지음 / 푸른숲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와 띠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느낌대로 읽으면서 아이와 강아지의 사진과 글에서 따뜻함과 동시에 현실의 안타까움을 느낀 책이다.

저자 김상아가 1녀 1견과 살며 배운 것들을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어 부모와 반려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며, 어릴 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지냈고 여전히 지내고 있는 나는 이 책에 더욱 공감하면서 읽었다. 목욕 시키다 강아지의 검버섯을 발견할 때의 놀람과 슬픔같이 노견과 함께 사는 반려인이라면 느꼈을 감정과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에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게 된다.

책을 읽기 전, 조카들을 제외하면 아이는 가까이한 적이 없기에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만 공감하고 아이에 대한 이야기엔 공감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아이가 강아지에 대해 말하는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울컥했고 오히려 아이의 말에 위로받았다. 어쩜 말을 그렇게 이쁘게 하는지... 띠지에 적힌 문장 외에도 가슴에 와닿은 문장들이 정말 많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아이와 반려견의 사랑스러운 이야기와 더불어 차가운 현실의 이야기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기견 문제와 그 강아지의 쉽게 열리지 않는 마음과 상처로 인한 습관과 노키즈존 문제까지. 마냥 따뜻한 책이 아니라 우리 현재의 문제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 더욱 맘에 든다.

12년 전, 끝까지 옆에 있어주겠노라 거창하게 다짐했던 내가 부끄러워진다. 곁에 있어줬던 건 내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늙은 개였다.

개는 모른다. 그들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모견이 어떤 품종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강아지였을 때 어미와 떨어져서 펫숍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이 알 턱이 없다. 그러나 개들에게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오직 곁에 있는 사람뿐이다.

우리 사이에는 매일 보이지 않는 배가 쉼 없이 오고 간다. 그것은 마음이다.

개는 내게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다시는 그 문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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