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에필로그와 모모요 네버엔딩 스토리, 옮긴이 권남희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1부는 책의 저자인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 아흔 살의 모모요가 혼자 여섯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도쿄로 상경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 가지 않으면 어쩌면 다신 도쿄도 못 가보고 저세상에 가버릴 수도 있다(p.12)며 도쿄 상경 목적 다섯 가지를  갖고 상경한 모모요
모모요의 다섯 가지 목적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1. 호텔에서 혼자 자기
2. 우에노 동물원에서 판다 보기
3. 도쿄 돔 견학
4.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놀기
5. 할머니의 하라주쿠에서 쇼핑하기
이 목적들을 이루기 위해 평소 신체를 단련하던 모모요는 아흔 살이라곤 믿기지 않을 체력으로 하나씩 목적들을 이루어간다. 쉼 없이 움직이는 모모요와 혹여 모모요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하는 가족들의 간극을 보는 재미가 있으며 나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행동하는 모모요를 보며 독자, 자신을 돌아보게끔 한다. 지금의 나보다 더 기운 넘치는 모모요를 보면 정말이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부는 모모요의 평소 습관과 솔직 담백한 언행과 취미를 집중 조명한다. 보통은 맘에 안 드는 선물일지라도 고맙다고 할 테지만 모모요는 가차없다. 맘에 안 드는 선물은 "흐음." 맘에 드는 선물은 "고마워."
모모요의 선물로 온 가족이 고민하고 상의하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모모요를 생각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따뜻하다.
산책으로 아침을 시작하며 다이어트까지 하는 모모요를 보며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걱정하며 읽었고 뒤늦게 배운 화투에 빠진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왜 무레 요코가 모모요처럼 늙고 싶다고 했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고 나도 모모요의 시원시원한 성격을 닮고 싶다.

3부는 모모요의 유년시절과 남편과의 이야기, 가장이 된 모모요가 손수레를 끌고 두부 장사를 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모모요의 부모님의 가치관과 그 시절부터 남다른 모모요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고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모모요 특유의 태평함으로 넘기는 모습은 웃음을 유발한다.


"우리 집에서 제일 정정하셔. 어쩌면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날지도 몰라." 여든의 나이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했으며 아흔 살엔 나 홀로 도쿄 여행까지 하는, 아흔 살의 노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 모모요
고착화된, 정적인 이미지의 할머니 이야기가 아니라 맘에 들었고 가볍게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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