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이야기로 나온 '우당탕탕 재강이 구출작전'~~
우리집 7살 아들이 보고 반한 책이다.
아직 글을 읽는 수준이 서툴러 읽어 달라고 하지만 책 속 만화 형식으로 이야기는 대충 아는 눈치다.
아이에게 이 책의 어떤 점이 끌렸을까?
글보다 그림에 익숙한 아이에게 책 속 그림이 제일 먼저 큰 영향을 미친 듯 하다.
삽화가 만화형식으로 재미있게 그려진데다 선생님의 표정과 아이들의 행동들이 아이의 흥미를 자극한 것 같다.
두번째는 이야기의 구성이 쉽고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일 것이다.
우리집 아이가 요새 꽂혀 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이 책에서 첫번째 에피소드로 풀어 책을 볼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만 공개 수업같은 경우는 어린이집에서 발표회도 있어서 공감이 되었던 듯 싶다.
초등학교 학부형인 나에게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했다.
재강이가 처음으로 바뀐 벌칙으로 책상을 들고 청소함 옆으로 갔을 때 재미가 자신도 벌을 받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이런 아이의 마음을 담아내는 작가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벌을 받느라 청소함으로 간 재강이, 그 친구가 없어서 자신도 혼자 남아야 하는 재미. 벌 받는 아이만 생각했지 미처 재미의 마음 읽기에는 나도 서툴렀나 보다.
공개수업 장면에서는 우리딸의 공개수업 모습이 떠올랐다.
재미처럼 소심한 우리딸이기에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고, 손을 들어 발표하지 않으면 섭섭하고, 엄마때문에 발표하느라 긴장하는 딸을 보면 괜한 부담감을 주나 싶기도 했던 내 마음을 되새기며 읽게 되었다.
그렇지만 발표하고 싶어하는 초등저학년들의 모습은 내가 뒤에 서서 수업을 보는 것 같이 실감났었다.
김리리 작가의 역량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받아쓰기가 싫어 꾀병을 부렸다가 선생님의 재치로 결국 받아쓰기가 반성문이 되는 장면과 시장놀이를 통해 재미가 재강이를 구출하는 장면이었다.
소은이의 인형을 망가뜨려 시장놀이를 할 수 없게된 재강이를 위해 재미가 하는 행동에서 마음이 울컥했었다.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위해 망가진 토끼인형을 사주고, 자신의 물건과 재강이의 무인도를 바꾸자고 선생님과 거래를 하는 용기를 보여준 재미의 마음씀이 너무 예뻤다.
이 장면은 초등학생인 딸 아이도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꼽았다~~~역쉬~~엄마랑 통하는데가...
학교는 공부보다 친구가 있어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한다.
학원과 학습지에 바빠 정작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는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재강이와 재미와 같은 친구가 있는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나'중심으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 마음을 배울 수 있도록 이 책을 천천히 여러번 읽어줄 생각이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나를 한 번 생각해 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