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도넛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음식이다. 안에 뭐든 넣을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수백, 수천 가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한 연유로 나는 도넛을 사랑했다.”책을 덮고는 저 문장을 몇 번이고 곱씹는다. 아, 이런! 뭔가 단단히 착각을 했구나. 읽는 내내 각 인물의 모사에만, 그러니까 외형에 홀려 속았구나. 그도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만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도넛 가게 사장과 열 일곱 살 차이 나는 엄마, 배달기사인 엄마의 연하 남자친구, 게이 공시생 도넛 가게 알바, 줄서기 싫어 알바를 지원했단 애엄마, 정체를 알 수 없는 도넛 가게 단골손님 등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을 펼쳐 보이니까.그러다가 책을 끝내고는 순간 깨닫는 거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건 우리 안에 들어찬 것들이지 밖으로 드러난 것들이 아니라고. 씨앗 호떡은 씨앗을 밖에 묻혔을 때가 아니라 소로 만들어 넣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그러니 맛보기 전까지 섣부르게 그 맛을 예측한단 건 위험한 거라고. 묵직한 결론에 다다르기 전에 “ 서울사이버대학도 아닌데 나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같은 문장으로 사람 넋을 빼놓는 변주와 반전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200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쿠다 히데오 작품을 떠올리기도 해서, 그런 점에서 더 반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