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청목 스테디북스 36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명순 옮김 / 청목(청목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인생은 어떤 것인가. 문학뿐만이 아닌 생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과제로서 이 물음은 우리와 함께한다. 사실 남들이 고민하는 것이 이상하리만치 인생을 단순명료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항상 복잡다단하다. 톨스토이 말년의 사고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활을 통해 우리는 복잡한 인생의 일면과 그 속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사치와 향락, 귀족사회의 공작 네흘류도프의 첫 모습은 현실의 우리를 돌아다보게 한다. 그는 인생에 대한 탐구같은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생은 상류사회에서 그가 살아가는 것처럼 쉬운것에 불과하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도 잘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게 명료하게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그는 항상 혼미하고 불안정하다. 그것은 유년기의 순수하고 맑은 자아를 그리워하는 그의 내면이 그 생활을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네흘류도프가 선택하는 카튜샤를 따르는 여정은 그가 인생에 관하여 깊이 탐구하는 여행길이 된다.

그 길을 함께하며 독자들은 귀족이라 하여 모두 위선적이지만은 않고 농민이라하여 모두 무지하지도 않으며 정치범이라 하여 모두 올바른 마음을 갖고 있지는 않음을, 그 복잡함을 느끼게 된다.(참고로 이소설에서 전형적인 주요인물은 거의 없는것 같다. ) 현실의 부조리, 죄없는 사람으로 가득찬 감옥과 유형지는 그의 안일한 생을 질책하게 한다. 죄없이 끌려온 사람들, 선천적으로 결정된 귀족과 평민의 부조리한 격차, 같은 인간임에도 감히 다른이를 재판하는 제도적 불합리.

이 모든것을 깨달아 가는 그에게 결국 성경은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제도와 법으로 줄지않는 범죄를 끝없는 사랑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네흘류도프의 귀착점이자 톨스토이의 귀착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탐구는 무엇을 귀착점으로 하게 될까.

사족2> 정말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 적는다. '어떤 미생물이 우리의 손톱만을 연구해서 `인간은 무생물이다` 라고 결론지었다고 생각해보자.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지구의 겉만을 연구하고서 지구가 거대한 무생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지구역시 거대한 생물일지도 모른다.'참 멋진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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