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저택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15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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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저택을 읽으려는 예비독자들은 분명 뤼팽의 매력을 앞권들에서 느끼는 사람들일 것이다. 수정마개에서, 기암성에서 혹은 어디에서건 뤼팽의 대담무쌍하고 생기넘치는 모험담에 매료되었기에 뤼팽전집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이 불가사의한 저택에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닐까. 혹여 이 책으로 뤼팽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도 이 책 한권만으로 충분히 뤼팽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같은 활력넘치는 모험담과 기지도 물론 계속되지만 불가사의한 저택에서의 모리스 르블랑의 (아니, 뤼팽의) 상상력과 위트가 두드러진다. 대를이어 내려오는 가문간의 기막힌 원한과 범죄를 가능케하는 기발한 발상과 불쑥불쑥 터져나오는 프랑스 신사 뤼팽의 촌철살인적 유머가 이 불가사의한 저택 나름의 빛을 더해준다. 뤼패니앵들은 물론이고 뤼팽에 별 관심이 없었던 독자라도 불가사의한 저택에서 그만의 세상을 만나고 더없이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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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청목 스테디북스 36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명순 옮김 / 청목(청목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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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떤 것인가. 문학뿐만이 아닌 생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과제로서 이 물음은 우리와 함께한다. 사실 남들이 고민하는 것이 이상하리만치 인생을 단순명료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항상 복잡다단하다. 톨스토이 말년의 사고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활을 통해 우리는 복잡한 인생의 일면과 그 속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사치와 향락, 귀족사회의 공작 네흘류도프의 첫 모습은 현실의 우리를 돌아다보게 한다. 그는 인생에 대한 탐구같은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생은 상류사회에서 그가 살아가는 것처럼 쉬운것에 불과하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도 잘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게 명료하게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그는 항상 혼미하고 불안정하다. 그것은 유년기의 순수하고 맑은 자아를 그리워하는 그의 내면이 그 생활을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네흘류도프가 선택하는 카튜샤를 따르는 여정은 그가 인생에 관하여 깊이 탐구하는 여행길이 된다.

그 길을 함께하며 독자들은 귀족이라 하여 모두 위선적이지만은 않고 농민이라하여 모두 무지하지도 않으며 정치범이라 하여 모두 올바른 마음을 갖고 있지는 않음을, 그 복잡함을 느끼게 된다.(참고로 이소설에서 전형적인 주요인물은 거의 없는것 같다. ) 현실의 부조리, 죄없는 사람으로 가득찬 감옥과 유형지는 그의 안일한 생을 질책하게 한다. 죄없이 끌려온 사람들, 선천적으로 결정된 귀족과 평민의 부조리한 격차, 같은 인간임에도 감히 다른이를 재판하는 제도적 불합리.

이 모든것을 깨달아 가는 그에게 결국 성경은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제도와 법으로 줄지않는 범죄를 끝없는 사랑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네흘류도프의 귀착점이자 톨스토이의 귀착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탐구는 무엇을 귀착점으로 하게 될까.

사족2> 정말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 적는다. '어떤 미생물이 우리의 손톱만을 연구해서 `인간은 무생물이다` 라고 결론지었다고 생각해보자.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지구의 겉만을 연구하고서 지구가 거대한 무생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지구역시 거대한 생물일지도 모른다.'참 멋진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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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침팬지 아이와 아유무 - 침팬지 모자와 함께한 700일간의 기록
마츠자와 데츠로 지음, 장석봉 옮김 / 궁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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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독보적인 존재라는 묘한 심술덕에 우리는 줄곧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한다.그와같은 생각에 따라 침팬지는 단순히 원숭이 비슷한 동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점차 유전자의 신비가 밝혀지면서 인간과 침팬지가 단지 2%미만의 차이로 결정지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모두에겐 충격이겠지만 이 책의 저자 마츠자와 교수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오랫동안 침팬지 `아이`를 돌보며 침팬지가 인간과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깨달아온 그에게 침팬지는 원숭이보다 인간과 가까운 동물이다. 아이를 통해 침팬지들의 생각과 지능을 알아보는 연구는 `아이`의 아들 `아유무`의 탄생으로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주로 어미 침팬지가 습득한 지식을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가, 즉 침팬지간의 문화가 다음세대로 전달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배냇미소를 짓거나 친근한 이에게 웃음짓는 침팬지의 인간과 너무도 닮은 모습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아이`의 자연스러운 육아방식에서 우리사회의 육아문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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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로부터의 비망록 패러독스 12
율리우스 푸치크 지음, 박수현 옮김 / 모티브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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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편하게 사는 우리에겐 생존의 위협은 없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바꿔야할 과업도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사는 이세상이 유토피아란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같은 격렬한 개혁과 혁명의 바람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념상으로 공산주의 혁명에 찬성할 수는 없지만 여기 이 체코의 혁명가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율리우스 푸치크. 세상을 바꾸고자 붓을 들었던 편집장은 생명과 맞바꿀만한 자기만의 신념을 지녔다.나치 ss대원들의 학대과 고문은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신념은 그정도로 무서운 것이었다. 감옥에서 글을 쓰는 것에 감격해했던 그는 붓의 힘을 진정으로 이용하고 싶어했던 현명한 사람이었다. 이 글은 감옥에서 씌여진 것이라 명확한 짜임새와 유려한 문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진실이 갖는 투박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느끼고 싶다면, 불의에 저항하려는 참된 용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혁명이 사라진 오늘날에도 계속된다. 그는 외친다. '현실속에는 관중이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삶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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