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떠난 철학 - 일상에 깊이를 더하다 푸른들녘 인문교양 3
이현영.장기혁.신아현 지음 / 들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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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아이들이 묻는다. 철학의 시작은 질문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대학진학이라는 목표아래 일상생활뿐 아니라 감각과 생각까지도 비슷비슷하게 길들여졌다. 지금 이 땅의 아이들의 성장은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니라 대학진학을 위해 디자인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삶의 다양한 질문들은 아이들 가슴 속에서 꿈틀된다. 대다수 어른들은 대학진학 앞에 그것은 쓸데없는 질문이자 시간낭비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혹은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알 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솔직히 우리는 아이들의 질문에 뭐라 대답할 수가 없다. TV와 인터넷을 통해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광대한 정보에 접속할 수 있지만 오히려 수없이 많은 정보들은 우리를 자신의 판단을 갖지 못한 채 타인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로 만들어 버렸다. 정보의 홍수 속에 내 것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헛것들이 우리의 말과 생각을 지배한다. 또, 책상에서 우리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마르크스를 배우고 외웠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삶의 문제에 직면해 어떤 실마리를 줄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한 적은 별로 없다.

 

그러나 <책상을 떠난 철학> 안에서는 그들의 사상은 글이 아니라 삶이 되어 아이들과 만난다. 비슷한 고민들을 공유하면서 아이들은 친구와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소통하면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책상 위 딱딱하고 어려운 철학은 영화와 문학 속에서 그리고 아이들의 일상과 어우러져 생생한 삶의 지혜를 발견하게 만든다. 자신만의 결론 속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차이를 만들고 스토리를 만든다. 사실 이건 아이들의 고민만은 아니다. 어른이라고 지칭되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다. 책 속에서 펼쳐진 아이들 고민은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지만 책을 덮을 때쯤이면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깨닫게 된다. 그래서 <책상을 떠난 철학>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가 책 속의 질문된 삶의 문제들을 각자의 삶의 문제와 서로 조우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어쩌면 <책상을 떠난 철학>은 독서가 아니라 함께 읽으며 자신의 질문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같은 책이다. 산다는 건 각자가 삶의 다양한 무늬를 스스로 만들고 그 다양함이 어우러지는 체험의 현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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