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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평점 :
하던대로나 잘하라고?
"같은 짓을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착란이다." - 리타 메이브라운
지금 나는 제주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 서울 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오랜 촬영은 특별한 경쟁력이고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고,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홍보나 마케팅의 동향도 쉽게 접하였다. 이런 것들은 늘 곁에 있는 듯 했고 내가 하는 일에 적용시키는 것도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이 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왔다. 그러나 나는 외지인이다. 지역적 특색과 문화적 차이가 그렇다. 그런데 나는 좋은 결과를 위해 같은 짓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내가 배운 경험은 이곳에서 더 좋은 결과를 안겨줄거라는 확신만 있을뿐 개선된 건 없어 보인다는 스스로의 진단을 하게 된다. 그저 하던대로 열심히 잘 하고 있었다.
이게 뭐 어때서?라고 스스로에게 말해 보지만 내 머리 속에서는 뭔가 그리고 분명히 개선해야할 것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맴 돈다.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를 곰곰히 따져보지만 그 동안의 경험이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는 아이디어를 방해하는 걸 체험하고 있다. 이 책「하던대로나 잘하라고?」의 미어캣 무리의 우화는 현실의 조직이나 기업을 떠올리게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일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인에게 경험은 일종의 자신만의 프로세스이다. 자신이 힘들게 고생해 얻은 성취는 유일한 자기만의 성공방식일 것이다. 때문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공의 결과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관리한다. 관리는 규칙, 절차, 제도, 시스템등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 관리는 새로운 것을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기존의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기존의 방식이 왜 중요한가를 깨닫는다. 기존의 방식은 계속해서 그리고 더 많은 성취와 성공을 가져다 줄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때문에 위기가 찾아온다해도 이 방식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어찌보면 경쟁상대는 동종업계보다는 내부에 있다. 내부의 문제는 경험을 체계화하고 나누고 분리하여 관리한다. 자신의 방식은 더욱 견고해 진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신념을 밀어 넣어 관리를 통제하며 만족감을 얻는다. 이 만족감은 또 다른 성취감이다. 이제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을 점검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빈틈 없는 체계를 확인할때마다 더욱 만족감에 빠져든다. 결국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갈 틈이 없어져 버린다. 작가는 이때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매너리즘에 빠지면 자신이 성공했던 환경과 지금의 상황이 다른데도 지난 경험으로 합리화 시켜버린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을 "휴브리스(Hubris, 아놀드 토인비, 성공체험의 덫에 걸린 인간의 어리석음, 휴브리스는 역사를 성공적으로 바꾼 소수가 교만해져서 독단적으로 행동하다 판단력을 잃게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이 휴브리스는 미어캣의 무리이고, 현실에서는 조직이고 기업이며, 개인에게는 자신 만의 방식이다. 작가는 이 모두를 기존의 방식이라고 말했고 이런 맥락으로 이 책「하던대로나 잘하라고?」를 펴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회의적인면도 있다. 누구든 성공하면 관리체계로 돌아서고 매너리즘에 빠져 휴브리스를 맞이하는 것인가? 작가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리더십을 제시한다.
"리더십과 그리고 관리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리더십은 위기에 강하다. 즉각적이고 적극으로 대처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책임지려는 의지도 있다. 때문에 리더십은 기존의 질서를 초월하는 마인드이다. 작가는 리더십이 어느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무리에서 또는 집단에서 그리고 조직에서 누그든지 리더십의 마인드로 현재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스스로 참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규칙, 절차, 시스템이 강조되는 조직이 위기관리능력과 변화관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경험한바 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국가 시스템은 대처 방안의 한계를 맞이했고 결국에는 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후 변화관리에 대한 논의는 관리에 집착한 미어캣 무리가 되어버렸다. 작가는 이런 관리의 한계에서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라고 이야기한다. 리더십이 발휘되면 관리는 변화를 위한 막강한 힘을 제공한다. 리더십이 제시하는 해결 방안을 관리가 실현시키고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리더십에 의한 관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더십역시 관리 만큼이나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리더십으로 운영되던 미어캣의 무리도 소나기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동료애와 협동심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는 사라져 버렸다. 이 우화는 리더십은 성공을 맞이할때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리더십(그리고 관리)은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이미 만들어진 것은 아이디어 기반의 문제해결이 아닌 관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리의 매너리즘에 빠지면 위기관리와 변화관리에 아둔해 진다.
이 책은 리더십의 용기와 긍정의 자원으로 기존의 관행과 관습 즉 관리의 한계를 뛰어 넘는 문제를 말하지만 반대로 기존의 시스템이 주는 안녕과 확신을 지키면서 변화하려는 의지를 역설한다. 때문에 이책을 읽고 나면 기업이나 집단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변화의 역할이 아닌 기존의 시스템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감당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요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은 기업의 경영 및 문화, 시스템, 관리를 무조건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 관리와 리더십 간의 정도와 차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제공으로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